지금은 휴대폰을 잃어버리면 누군가 국제전화를 사용할까가 가장 큰 걱정이다. 수십만원의 국제전화비가 청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머지않아 휴대폰을 잃어버리면 수백만원이 청구될지 모른다.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 사용이 일상화되면 휴대폰은 곧 신용카드가 되기 때문이다.
주니퍼리서치에 따르면 2015년 글로벌 모바일 결제 규모는 1조30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아비바 리탄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향후 4~5년 간 거래되는 모바일 결제의 1.5% 정도가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금융범죄 전문가 마이크 어번은 “연간 수십억달러가 범죄자의 손에 넘어가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페데럴 리저브의 3월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민의 12%만이 모바일 결제를 경험했다. 이처럼 모바일 결제 사용이 저조하자 페이팔, 구글, 스퀘어 등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들은 보안 단계를 간소화해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바꿨다. 이것이 바로 범죄자들이 노리는 점이다.
모바일 보안 업체 소포스(Sophos)에 따르면 휴대폰의 70%가 비밀번호에 의해 보호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부모들은 아이들이 마음껏 휴대폰을 사용하도록 비밀번호를 걸지 않으며,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는 새에 해킹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범죄자들은 휴대폰을 훔치거나 휴대폰에 해킹 프로그램을 침투시키는 방법으로 모바일 결제 정보를 빼낸다. 또 다른 모바일 보안 업체 NQ모바일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에 대한 해킹 시도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18%나 증가했다. 전세계 모든 스마트폰의 15.3%가 해킹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 제공사나 보안업체들은 모바일 결제 범죄에 대항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가디언 애널리틱스는 자주 구매하는 제품이나 회당 사용 금액 등 구매성향을 분석해 이와 크게 벗어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구매자를 확인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모바일 결제업체 아이시스는 휴대폰 분실시 전화 한통으로 모바일 결제 기능을 정지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올 가을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