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벤처기업 A사 Y대표. Y대표는 최근 모 법무법인으로부터 저작권법 위반 내용증명을 받고 잠이 오지 않는다. 지금은 근무하지 않는 웹 디자이너가 사용한 이미지가 발단이다. 법무법인은 터무니없는 저작권료를 지불하라고 요구한다. 합의가 되지 않아 형사고발까지 당한 이 사건은 결국 `혐의 없음`으로 결정 났지만, 법무법인은 또 다시 민사소송을 냈다.
이른바 `묻지마 저작권 고소`가 지방 중소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저작권을 단속하는 다국적 기업과 대기업들의 촉수가 지방 중소벤처 및 1인창조기업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지방 기업에 도움이 되는 `찾아가는 저작권 서비스`를 시작한다. `찾아가는 저작권 서비스`는 그 동안 수도권 위주였던 저작권 교육과 컨설팅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또 저작권 분쟁이 발생한 후 사건 해결책을 제시하는 애프터서비스(AS) 보다 교육 등 컨설팅을 통한 사전 서비스(BS:Before service)에 초점을 둔다.
◇지방 중 충청북도 첫 주자=한국저작권위원회와 충청북도지식산업진흥원은 최근 저작권 종합서비스 제공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중부권에서는 처음으로 충북 오창에 `저작권 종합서비스 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지원센터는 앞으로 저작권 상담을 비롯 교육·등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저작권 위원회는 지역 중소기업을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저작권 종합서비스를 운영한다.
유병한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은 “전국 지방시대를 맞아 저작권 전국 서비스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며 “1인창조기업 및 중소 영세기업 등에 대한 적극적인 저작권 지원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무료 컨설팅 서비스=저작권위원회는 변호사, 변리사 등 메머드급 자문단도 구성했다. 강태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를 비롯 성종훈 KT&G 변호사, 류지환 법무법인 이수 변호사 등이 법률상담을 진행한다. 저작권위원회 소속 변호사 3명 중 2명도 참여한다.
어문저작물 뿐 아니라 특허 실용신안 등 산업저작권 분야 컨설팅과 자문도 제공된다. 이를 위해 윤재승 예준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장동규 리&목 특허법인 변리사, 최성우 특허법인 우인 대표가 합류했다. 학계에서는 김병일 한양대 법대교수, 손승우 단국대 교수 등 10명이 지원 자문단으로 나선다.
◇중소벤처기업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찾아가는 저작권 서비스`는 지역 중소 벤처기업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전국 18개 지역 진흥원 소속 입주업체 1189개사가 잠재적 이용 대상자다.
서비스는 크게 △상담 저작권 등록 △판례를 대상으로 한 저작권 교육 △컨설팅 △소프트웨어 관리체계 컨설팅 △소프트웨어 임치 △분쟁조정 등이다. 저작권위원회는 특히 오는 12월 24일까지 1인 창조기업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제3의 기관에 소스코드와 기술정보 등을 임치하는 `소프트웨어 임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지역 중소기업의 SW임치 이용율은 연간 10% 미만이며, 1인 창조기업의 경우 1%에 불과했다.
최성배 한국저작권위원회 선임은 “법무법인 등 권리자의 강력한 소송 공세로 인해 중소업체 들이 피소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지역 중소 콘텐츠 업체 뿐 아니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무료 컨설팅 서비스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