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이 힘겹게 가입자 100만명을 달성했다. 100만 가입자 모집이 예상보다 오래 걸렸지만 서서히 가입자 증가 속도에 탄력이 붙는 추세다.
10월부터 후불 MVNO와 롱텀에벌루션(LTE) MVNO 사업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가 사업을 시작하면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이동통신사에 따르면 MVNO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MVNO 사업이 시작된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통신사별로 보면 KT가 51만명으로 가장 많고 SK텔레콤이 28만명, LG유플러스가 21만명이다.
가입자 100만명은 국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5300만명 중 1.9% 수준이다. MVNO 산업이 활성화한 영국은 MVNO 가입 비율이 12%가 넘고, 미국과 프랑스 등도 6~8%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적다. 선진국 MVNO 사업이 10여년의 역사를 가졌음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MVNO 시장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특히 외국과 달리 이동통신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거둔 성과라 의미가 있다. 전체 통신시장 가입자가 거의 늘지 않았음에도 MVNO 가입자는 증가했다. 실제로 상반기 이동통신 순증 가입자 49만2000명 가운데 84%인 41만2000명이 MVNO 가입자다.
4월 시행한 MVNO 번호이동제도 가입자 증가에 힘을 보탰다. 제도가 도입되고 6월까지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번호이동 건수가 월 1000건 미만이었다. 하지만 제도가 홍보되면서 7월 5000건, 8월 8000건, 9월 1만건으로 증가했다. 내년 4월 선불 MVNO 가입자 번호이동이 허용되면 MVNO 사업에 한층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MVNO 사업자의 사업 영역 확장과 신규 사업자 진출도 시장 확대를 점치게 한다.
SK텔레콤이 단순 MVNO를 허용하면서 이달부터 후불 MVNO 사업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니컴즈가 최근 후불 사업을 시작했다. 조만간 아이즈비전 등도 가세할 예정이다.
지난달 LTE MVNO 서비스를 시작한 CJ헬로비전과 에넥스텔레콤에 이어 에버그린모바일, 프리텔레콤 등도 LTE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1월 홈플러스가 MVNO 사업을 시작하고 이마트까지 가세하면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창희 방송통신위원회 통신경쟁정책과장은 “MVNO 가입자가 월 평균 5% 정도 꾸준히 늘고 있고, 순증 가입자만 보면 MVNO가 기존 이통사보다 성과가 더 좋다”면서 “연말 MVNO 시장 경쟁 상황을 평가하고 결과에 따라 후속 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MVNO 가입자 증가 추이(단위:만명)
자료:업계 종합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