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성공의 비결은 고객 제일주의

세계 회원 7000만명. 우리나라 국민보다 많은 유저들이 즐기는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는 145개 국가에서 매일 1200만명이 즐긴다. 100여개가 넘는 다양한 캐릭터로 팀을 이뤄 즐기는 LOL은 현재 세계 흥행 1위 게임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라이엇게임즈 임직원은 본사 내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며 고객의 정서를 미리 읽는다.
라이엇게임즈 임직원은 본사 내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며 고객의 정서를 미리 읽는다.

수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세계 각국에 다양한 커뮤니티를 형성한 LOL 뒤에는 언제나 유저 중심 게임을 만들어가는 개발자가 있다. 예술·시스템·음악·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개발 팀이 모여 `진화하는 LOL`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LOL을 출시한 라이엇게임즈의 개발자들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바꿔 나간다`가 개발 철학이라고 입을 모은다. 변화와 변화를 거듭하다 보면 언젠가 가장 뛰어난 버전의 LOL이 탄생할 것이라고 이들은 믿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항상 `고객 제일`이라는 철학이 깔려 있다.

◇게임 이용자 정서를 읽기 위해 PC방까지 만들어

미국 LA의 산타모니카에 위치한 라이엇게임즈 본사 3층에는 PC방이 있다. 한글로 `라이엇 PC방`이라고 큼지막하게 씌여 있다. 우리나라 여느 PC방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20여대가 놓여 있다. 내부에 설치한 자판기에는 한국제 컵라면과 과자가 들어 있다.

라이엇게임즈가 본사에 PC방을 만든 이유는 고객, 즉 게임 이용자의 정서를 읽기 위해서다. 라이엇게임즈는 온라인 게임 메카인 한국, 그 중에도 핵심 시설인 PC방에서 이용자가 무엇을 생각하고 원하는지 파악한다. LOL 흥행의 시작은 PC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객 제일주의를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자랑은 `플레이어 행동`팀이다. 플레이어 행동팀은 게임 속 유저가 부정행위, 공격적 태도, 악담 등 윤리적이지 못한 게임 플레이를 막는 활동을 한다. 다수 이용자가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소수의 악성 이용자를 규제하는 모습이다. 심리학 분야에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가 플레이어 행동팀에 참가해 좀 더 나은 게임 환경을 조성해 나간다.

플레이어 행동팀의 제프 린은 “채팅 시스템, 법정 기능, 개선카드, 명예제도 등 다양한 환경 개선 시스템을 게임에 적용하고 있다”며 “긍정적 기능이 플레이어가 매너 게임을 즐기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플레이어 행동팀은 여러 가지 기능을 실험해 욕설 등 부적절 대화 32.7%감소, 비속어 사용율 17% 감소 등의 효과를 봤다.

◇장인 정신으로 만드는 그래픽과 음향

라이엇게임즈 예술팀은 동영상마다 캐릭터의 움직임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움직이는지 연구한다. 정적인 이미지에 숨을 불어 넣는 작업이다. 캐릭터의 동작(포즈)과 색채가 어떤 감정을 유발하는지 고민해 이를 캐릭터 생성 작업에 활용한다.

애덤 멀기어 아트 디렉터는 “캐릭터 이미지 하나를 만드는데 2~3주 씩 걸리는 이유도 플레이어의 감정을 녹아든 제대로 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라이엇게임즈 음악개발팀은 개발자를 작곡 과정에 참여시킨다. 일례로 LOL `드레이븐` 캐릭터 배경 음악은 임직원이 직접 참가해 합창으로 만들었다.

음악팀의 크리스티앙 린케는 “무언가 필요할 때 회사 내부에 그 재능을 가진 직원이 많다”며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오케스트라를 동원해 플레이어가 평생 기억할 만한 음악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라이엇게임즈의 개발자들은 모두가 `작은 슈퍼맨(Baby Superman)`이라고 생각한다. LOL이 플레이어·일간 접속자·동시접속자 수 등 많은 기록을 새로 세웠지만 개발자 중 어느 누구도 `이만하면 됐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에 안주하는 직원이 없는 만큼 무한한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LA(미국)=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