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W 인력난, 결국 고급 인력이 해답

[기자수첩]SW 인력난, 결국 고급 인력이 해답

지난주 지식경제부 주관으로 `소프트웨어(SW) 인력난 해소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해묵은 얘기지만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 빼가기, 기업에 필요한 인재 부족 등의 이슈가 다시 한 번 거론됐다.

SW 인력 관련 토론회에서 매번 느끼는 것은 모두가 문제점을 잘 알지만 누구 하나 속 시원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다는 점이다. 결국엔 `강력한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정도로 마무리되는 게 늘 아쉽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SW 인력을 스카우트할 땐 스포츠 선수 이적료처럼 스카우트 비용을 제시하고 이를 SW산업 발전에 공동 사용하자는 식의 색다른 발상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토론회에서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SW 인력난 해소를 위해 고급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 데 산·학·관 모두가 공감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SW 인력의 양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질적 수준 제고가 필수라는 데 모두가 의견을 같이했다.

고급 인력을 많이 양성하면 대기업이 중소기업 SW 인력을 빼내갈 필요가 없다. 모든 기업이 준비된 인재가 없다며 그 책임을 대학으로 떠넘길 이유도 없다. 학생들도 고수익 전문가를 바라보면서 꿈을 키우고 SW산업에 대한 안 좋은 인식도 바꿀 수 있다. 융합 시대에는 고급 SW 인력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산업 전반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미국은 SW 아키텍트, 프로젝트매니저(PM) 등 고급 인력 양성에 중점을 두고 교과과정을 개편했다. 초·중급 업무는 외국인 노동자원이나 아웃소싱을 활용한다. 이스라엘은 군복무와 연계한 엘리트 기술인력 양성 프로그램 `탈피오트`를 운영한다.

우리 정부도 SW 마에스트로 과정을 강화하고 SW 특성화 대학·대학원을 운영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고급인력 지원을 위해 고용계약형 SW석사 과정도 활성화한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모든 교육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몇 달의 정보기술(IT) 학원 교육 후 취업 전선에 뛰어들거나 초급 수준에도 못 미치는 대학생을 선발해 기업이 재교육하는 현실은 분명 문제가 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고급·심화 과정에 초점을 맞춘 교육 체계 재편이 필요하다. 구글 같은 스타 기업은 전체 SW 인력의 수준이 높아져야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안호천 비즈니스IT부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