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공청망을 훼손한 IPTV 사업자의 설비공사에 대해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대구고등법원은 최근 대구 B아파트 전 입주민 대표들이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를 수신하기 위해 케이블 공시청망을 훼손하고 `위성방송 공동수신설비(SMATV)`를 설치한 것이 위법이라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대구지법이 판결한 1심에서는 OTS 시설을 설치하면서 케이블 시청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소비자 시청권을 방해했고, 별도로 케이블 구내전송선로설비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또 공시청망을 변경하기 위해 얻어야 하는 주민 동의도 법이 정한 기준을 채우지 못해 집합건물법 역시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대구 B아파트는 지난 2003년부터 CJ헬로비전 계열의 대구 수성방송과 단체계약을 통해 케이블TV를 공급받아왔다. 하지만 2010년 11월에 선출된 입주자 대표들이 KT와 계약하고, 주민 동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OTS 수신을 위한 SMATV 공사를 강행해 문제가 됐다. 이에 입주자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기존 입주자 대표들을 해임했다. 해임된 입주자 대표들은 `동대표 해임결의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OTS 설비공사가 법 위반이고 이에 따라 해임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했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경쟁 사업자들이 자신의 방송선로를 설치하기 위해 공시청망을 훼손하고, 이 때문에 기존의 케이블TV를 볼 수 없도록 한 행위가 불법이라는 것을 법원이 판단해준 사례”라며 “여전히 공시청망 훼손 행위가 많은데 이에 대한 판단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