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부동산 자회사 출자와 `KT미디어(가칭)` 설립 결정은 부동산과 미디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한 것이다.
즉, 통신 시장에서 정체된 수익을 비통신 분야에서 발굴함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미래 성장 모델로 삼기위한 포석이다.
KT 행보에 대해 분야별로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산업 속성에 걸맞은 기업구조를 갖추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과 기존 확장 중심의 전략을 `선택과 집중`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내포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KT는 KT테크 자산양수도 후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부동산 가치 증대= 당장 KT에스테이트는 KT가 보유한 부동산을 통한 수익화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KT에스테이트는 약 2조원의 현물출자된 부동산 자산을 기반으로 임대, 개발, 운영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즉, KT가 전국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관련 자산을 단순 임대하는 게 아니라 다른 기관과의 사업 제휴와 기존 시설 리모델링 등을 통한 개발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KT플라자를 비롯 각종 유통시설과 연계한 시너지 창출 행보도 가시화하지 않겠냐는 게 KT 안팎의 판단이다.
◇그룹 내 미디어 사업 통합
KT미디어는 장기적으로 그룹 내 모든 미디어와 콘텐츠 업무를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단계적으로 확장해가는 방안이 유력하다.
12월 설립 단계에는 기존 KT M&C 본부 업무와 그룹 내 분산된 광고 등 미디어 관련 업무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사업이 제대로 시너지를 내려면 그룹에 흩어져 있는 콘텐츠 관련 자회사를 통합해야 한다. KT 그룹은 KT스카이라이프(방송), KT뮤직(음악), 싸이더스FNH(영화), 나스미디어(광고) 등의 콘텐츠 자회사를 거느렸다. 다만, KT스카이라이프와 KT뮤직은 상장사다. 합병까지 가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KT 고위관계자는 “KT뮤직·싸이더스FNH 등 미디어 관련 자회사에 KT스카이라이프까지 모두 합쳐야 미디어 사업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이들을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중육성과 탈규제 효과 기대
KT가 핵심 분야를 분사하는 이유는 가치 있는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규제로부터도 자유롭기 위해서다.
통신산업은 수익성과 성장성이 갈수록 낮아진다. 하지만 미디어나 콘텐츠와 결합하면 양쪽 모두 성장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IPTV인 올레TV가 성장하면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증가하고, 모바일 IPTV `올레TV나우`와 음악 서비스 `지니`가 롱텀에벌루션(LTE) 가입자 유치에 일조하는 식이다.
규제 리스크 해소도 `KT미디어` 분사 결정에 주요 배경이다. 대표적인 규제산업인 통신을 주력으로 한 KT 안에 있으면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까지 규제대상으로 보일 수 있다. 분사를 통해 규제 때문에 성장이 방해받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원배·권건호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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