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한국 "후퇴는 없다"

창사 최초 일본인 경영진. 현지화 전략은 가속

전 대표이사의 경영 비위 혐의로 내홍을 겪은 올림푸스한국이 주요 사업부 수장을 새롭게 영입하고 공격적인 경영 태세를 갖췄다. 기존 추진해온 신사업을 확대하고 하반기(10월~3월) 각 사업별 마케팅 자원을 상반기(4월~9월) 대비 최대 6배 투입한다.

올림푸스한국은 각 본부별 임원을 새로 선임하는 등 조직 재정비를 완료했다. 각 사업부별로 마케팅 예산을 대폭 확대 책정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에 돌입할 태세를 갖췄다. 창립 후 처음으로 일본인 경영진 체제로 전환했지만 그동안 진행해온 현지 밀착형 사업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올림푸스한국은 주요 사업부 수장들이 새로 취임한 뒤 각 사업부별 하반기 마케팅 비용을 대폭 늘렸다.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의료기기사업본부는 본사 의료기기사업본부 출신 타마이 타케시 본부장이 새로 부임했다. 하반기 의료기기사업본부에 지난 상반기 대비 625% 수준의 마케팅 예산을 책정했다. 이 사업부는 방일석 전 대표의 동생이 맡아왔으며 경영진 비위 혐의가 포착되면서 강도 높은 감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올림푸스한국은 의료기기사업본부 산하에 둔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사업팀도 확대 운영한다.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사업은 전 대표가 야심차게 진행한 신사업으로, 대표적인 현지화 비즈니스로 평가된다. 일본에서 완제품을 수입해 공급하던 기존 사업을 고객사 요청에 따라 국내에서 제작해 바로 공급하는 형태로 국내 관련 장비 업체들과 협업한다. 올림푸스한국뿐만 아니라 본사 차원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8개월간 공석이던 영상사업본부는 혼다코리아 마케팅팀 출신의 이승원 본부장이 맡았다. 상반기 대비 304% 증가한 예산을 배정했다. 영상사업본부는 미러리스 카메라 `펜(PEN) 시리즈` 신제품을 출시함에 따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지난 1년간 신제품이 없었고 경영진 비위 문제로 마케팅이 전무하다시피 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바이오 분야를 포함한 생명산업사업본부 예산은 466% 증가했다. 기존 한국인 본부장이 그대로 진두지휘하며 산업용 내시경, 현미경 등을 다룬다. 각종 의료 학회와 반도체 협회, 장비 전시회 등에도 적극 참여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새로운 인력 충원으로 분위기 전환도 꾀한다. 전체 사업부별로 사업을 강화하면서 인력 충원도 진행하고 있다. 내년 3월까지 30여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며 이 중 절반을 의료기기사업본부에 배치해 더 큰 성장을 이룰 방침이다.

전임 대표가 역점을 뒀던 문화사업도 유지한다. 음악, 미술, 연극 등 다양한 문화 사업을 전개하며 문화 마케팅,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 등의 툴로 활용한다.

올림푸스한국 관계자는 “한국인 대표에서 일본인 대표로 전환하면서 올림푸스한국의 강점인 현지화 전략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며 “경영진의 해외 사업 경험이 풍부해 넓은 시각으로 임직원들을 신뢰하고 있고 공격적인 사업 전개를 독려하고 있어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감이 큰 분위기”라고 전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