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이슈]IT소비재화(IT BYOA)

2000년대 초반 유행하던 `각자 가져온 음식을 레스토랑에서 먹는다`는 의미의 BYO(Bring your Own) 개념은 10년 후 IT 업계에 등장했다. 임직원 개인이 구입한 IT기기를 업무에 사용하게 되는 흐름을 뜻한다. 이제 BYO 개념은 하드웨어 개인화를 의미하는 BYOD(Bring your own Device)에 이어 소프트웨어 영역인 BYOA(Bring your own Applacation)로 확대될 조짐이다. 2020년이면 모든 기업 임직원이 BYO 방식으로 각자의 휴대폰·스마트패드·PC 등 IT기기를 구입해 회사에서 활용하면서 개인 애플리케이션으로 업무하는 시대가 올 전망이다.

KTDS는 최근 고객사의 시스템을 항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모바일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했으며, 개인 기기를 통한 업무 활용은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KTDS는 최근 고객사의 시스템을 항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모바일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했으며, 개인 기기를 통한 업무 활용은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BYO+α, 기업을 바꾼다

`BYO+α`는 `IT의 소비재화(Consumerization)`가 가져올 대표적 사회적 현상으로 꼽힌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의 급속한 보급이 모바일 오피스를 확산시키면서 기폭제 역할을 했다. 기업의 일률적인 지급이 아니라 개인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누구나 자신의 IT기기로 회사 업무 시스템에 접속해 업무를 하는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 골자다.

BYO시대를 더욱 앞당기고 있는 매개체는 스마트패드다.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크고 업무에 적합하면서 종류도 많아지고 있다. 가트너는 최근 열린 심포지엄/IT엑스포 기조연설에서 “2016년이면 기업에서 업무에 사용되는 세계 50%의 PC 이외 디바이스가 직원들에 의해 직접 구매될 것이며 2020년까지 업무에 사용되는 모든 디바이스가 직원들에 의해 구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에게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BYO 방식은 대부분 조직의 원가 절감에 기여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하지만 직원 개인의 만족감을 높이고 기업의 혁신 등에는 높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먼저 기업 정보시스템이 다양한 PC와 스마트패드(태블릿PC)에서 모두 구동될 수 있도록 개발돼야 한다. BYOA 전략 없이는 앞서 확대될 BYOD 효과를 구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BYOA는 각자의 앱 등을 통해 업무를 하는 현상으로 BYOD 이후 흘러갈 트렌드로 꼽힌다.

이미 많은 직원들이 업무 장소에서 자신만의 앱을 업무에 활용하기 원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앱이 많아지고, 개인의 취향에 따른 다운로드와 접근이 쉽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예전 PC 시대처럼 일일이 기업의 IT 담당자가 개발하거나 설치해 주지 않아도 된다.

BYO시대 기업 정보시스템은 예전처럼 단일 운용체계(OS)와 개발언어 등에만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해서는 안 된다. 많은 학생이 스마트 기기를 대상으로 모바일 시스템을 개발하고, 업무 시스템에도 이를 반영해야 하는 대학, 대국민 서비스를 개발 및 운영하는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IT 소비재화가 가져 온 커다란 흐름이다.

◇보안, 노동량 과적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산재

BYOD 세상이 오고 있음에도 몇 가지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가트너는 많은 기업과 조직에게 BYO 전략이 핵심적 문제로 부상했음에도 범위와 최적화 구현, 정책과 강요, 플랫폼 선택, 기업 앱과 자원 접속, 보안과 사생활 보호, 지원 문제, 툴과 기술 문제 등 때문에 많은 조직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사생활 침해와 보안에 대한 위협이다. BYOD 확산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해야 하는 환경에 개인이 노출된다는 점, 또 보안이 뚫릴 수 있는 구멍이 커진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다.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 증대에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개인 입장에서는 심각한 사생활 침해 위협과 정신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기업 보안 정책과 보안 전문가도 여러 가지 모바일 기기와 업그레이드에 대비한 보안 전략을 동시에 마련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게다가 업무 시간 이외에도 다양한 디바이스와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보안 기능이 계속 구동해야 한다. 네트워크·디바이스·통신 등 다양한 방면에서 보안 정책은 더욱 복잡해지고 투자 비용도 늘어난다.

이러한 BYO 시대에 대응하려면 기업의 정보시스템은 처음부터 `개방형`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발빠른 금융권과 일부 기업들은 기존 폐쇄형 시스템을 개방형으로 교체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iOS에서만 구동가능한 모바일 시스템을 안드로이드, 윈도OS 등도 수용할 수 있도록 바꾸는 식이다. 메신저와 기업용 SNS 등 소통용 툴도 다양한 OS에서 구동가능한 통합과 개방형으로 설계돼야 한다.

위협 요인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업무에 IT가 파고드는 영역이 확대될수록 BYOD와 BYOA 추세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생산·유통·물류 등 다양한 업무 영역에서 모바일과 결합된 센서 기술, 사물통신 등 디지털 기술의 침투가 빨라져 이에 따른 모바일 기기의 업무 적용도 확산되고 있다.

생산직과 물류 배송기사 등 기존에 모바일 기기로 업무를 하지 않았던 직원들, 즉 기업이 모바일 기기를 직접 지급하지 않았던 직원들도 모바일 오피스 대상과 영역으로 진입하면서 기업의 전반적 BYOD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