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도시가스고객센터 언제쯤 좋아질까

[기자수첩]도시가스고객센터 언제쯤 좋아질까

이사하는 날, 누구나 새로 들어간 집에 도시가스 연결이 늦어 이사 당일은 배달음식으로 때우고, 심하면 하루 이틀쯤 휴대용 가스버너를 이용해 밥을 지어 먹은 불편한 경험이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기자는 최근 도시가스업체를 방문했다. 이 회사 입구에 마련된 고객상담실에서 한 노인이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요금이 잘못 나와 고객센터에 전화했는데 확인하고 연락해준다더니 감감무소식이었다는 것. 화가 난 노인은 도시가스업체가 이처럼 고객을 우롱하는 행위를 한 것에 대해 회사 책임자에게 따지려고 직접 방문한 것이다.

가스 연결도 제때 못해주고 고객 문의에도 무성의하게 대응하는 도시가스 고객센터. 서비스 질이 낮은 것엔 이유가 있다. 고객센터 운영비용을 도시가스요금에 반영하기 힘든 구조적 문제가 있다. 대부분 도시가스업체는 도시가스 고객센터에 업무를 위탁한다. 낮게 책정된 위탁수수료가 업체별로 수년째 동결됐다.

도시가스업체가 위탁수수료를 인상하지 못하는 것은 이를 도시가스요금에 직접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시가스요금 인상분은 도시가스업체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각 지자체가 1년에 한 번 적정 인상 요인을 분석해 책정한다.

도시가스업체가 필요한 비용을 마음대로 반영할 수 없는 구조다 보니 고객 위주로 고객센터를 운영하기 어렵다. 최소한의 필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도로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곳이 태반이다. 콜센터도 갖추지 않은 고객센터도 있어 이사할 때 연결 서비스가 빈번히 지연된다. 게다가 고객센터 직원 대부분이 임시직이다. 이직율이 높고 고객 서비스 품질도 낮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식경제부는 올 연말까지 `도시가스 고객센터 지급수수료 적정수준` 연구용역을 진행한다.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각 지자체와 도시가스업체들에 고객센터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적정 수수료를 지급할 수 있도록 권고·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지경부가 도시가스요금 책정에 직접 관여할 수 없어 실효성이 의심되긴 한다. 그래도 지경부의 조치가 내년부터 도시가스 고객센터 서비스 품질이 통신사 등 여타 서비스 제공업체와 버금가게 좋아지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가스만 제때 연결된다면 `이삿날 중국집` 공식도 없어지지 않을까.

함봉균 그린데일리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