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동북아 중심국, 대·한·민·국 !! or ??

[데스크라인]동북아 중심국, 대·한·민·국 !! or ??

요즘 나라 걱정에 잠이 안 온다. 제 앞가림도 못하면서 오지랖만 넓다는 핀잔을 듣기 일쑤지만 매일 해외에서 이슈가 되는 뉴스를 접하다보니 자연스레 그 종착점에 닿는다.

이번 주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 환경이 변화의 큰 분수령을 맞는다. 우리 정치와 경제, 나아가 국민 삶의 질까지도 영향을 주는 미국과 중국이 앞으로 나라를 이끌 최고 수장을 결정한다.

6일(현지시각) 대통령 선거인단을 뽑는 미국은 이 날의 결정이 사실상 승패를 가르기 때문에 누가 대통령이 될지 가늠할 수 있다. 8일에는 중국 공산당이 제 18차 전국대표대회를 열어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세계 질서를 이끄는 주요 2개국(G2), 우리나라 교역의 양대 축을 차지하고 있는 두 나라가 앞으로 펴나갈 정치·외교·경제 정책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걱정의 포인트는 G2 새 수장들이 대내외적인 여러 요인에 의해 기존의 질서를 뒤흔드는 정책을 드라이브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불안한 세계 경제 환경 속에서 이들의 예상치 않은 움직임이 우리 산업계에 직격탄을 날릴 수도 있을 법하다.

시진핑 시대 중국의 과제는 점차 둔화되고 있는 성장률의 대안을 찾으면서도 도·농 간, 빈곤층과 부유층 간 양극화를 해결해야한다.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각종 조치와 임금 인상, 질 높은 일자리 요구 등을 수용하는 방향에서 우리 산업계가 현지화 전략을 보완해야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굴기`로 압축되는 중국 새 정치·외교의 원칙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분쟁에 반일(反日) 감정이 고조돼 중국 소비자들이 벌인 불매운동 때문에 도요타가 겪은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선 후보들이 대(對) 중국 외교에 원칙과 탄력 전략을 시급히 고민해야하는 이유다.

미국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이 되든, 롬니 후보가 정권을 교체하든 상관없이 자국의 일자리 창출과 산업 육성을 위한 보호무역주의 파고는 더 거세질 것이다. 실업률 줄이기와 제조업 U턴 정책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유권자의 표심을 뒤흔들었고, 실리콘밸리 내 제조업 부흥 운동도 눈여겨봐야한다.

앞으로 10년 내에 중국은 미국을 넘어 국내총생산(GDP) 제1 강대국이 될 것이다. 이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대응도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큰 변화 한 가운데서 우리는 독도 표기를 변경한 구글과 애플 하나 제재하지 못하는 미약한 외교력에 온 국민이 떨쳐 일어나야하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우리는 동북아 중심국이 될 것인가, 지도에도 보이지 않는 한 점이 될 것인가.

전략과 대책이 필요하다.

정지연 국제부장 j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