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선언…5년만에 재도전

KT가 프로야구 제 10구단 창단을 선언했다. 지난 2007년에 이은 재도전이다. 당시 현대 유니콘스 인수를 통한 우회적 행보와 달리 이번에는 새로운 구단 창단이라는 정공법을 선택했다.

KT는 6일 경기도·수원시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수원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제 10구단 창단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이날 KT의 10구단 창단 지원을 약속했다. 수원야구장이 2만5000석 규모로 증축 및 리모델링된다. 수원시는 25년간 무상으로 임대한다. 또 광고·식음료 사업권 보장, 구장 명칭 사용권 부여, 2군 연습구장·숙소 건립부지 제공 등도 지원한다.

KT는 지난 2007년 현대 유니콘스 인수를 추진하다가 중도 포기했다. 당초 농협의 현대 유니콘스 인수가 유력했지만 불발되자 KBO가 KT에 전격적으로 인수를 제의, 협상을 개시했다.

KT그룹 고위 관계자는 “당시 8개 구단 체제를 유지하려는 KBO와 프로야구 참여로 이미지 변신을 도모하려는 KT의 이해관계가 맞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KT 이사 중 3분의 2가 현대 유니콘스 인수를 찬성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KT의 현대 유니콘스 헐값 인수 논란이 제기되고, 기존 구단이 KT의 추가 투자를 요구하는 등 예상치 못한 문제로 중단됐다.

현대 유니콘스 인수를 추진한 핵심 관계자는 “다른 구단도 KT의 현대 유니콘스 인수를 반대하지 않았지만 구단주 회의에서 KT와 KBO가 체결한 합의 이외에 KT에 추가 투자를 요구하는 등 상도의 자체를 훼손됐다”고 설명했다.

헐값 논란으로 인한 기업 브랜드 훼손은 물론이고 비용 부담 증가 등 사내외 이견이 확산되자 KT는 2008년 1월초 현대 유니콘스 인수를 전면 백지화했다.

KT가 프로야구에 재진출하려는 것은 다각적인 포석에서 비롯된 결과다.

당장 2007년과 비교해 프로야구단 창단에 막대한 비용 집행이 불가피하지만 프로야구 인기가 치솟은 만큼 투자 대비 효과로 상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프로야구단 운영으로 이미지 변신을 통한 기업 브랜드 제고도 가능하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통한 사회적 기업으로서 위상도 높일 수 있다다.

통신라이벌인 SK그룹과 LG그룹이 수도권을 연고로 프로야구단을 운영 중이라는 점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10구단에 대한 야구팬의 강한 열망과 경기도·수원시의 지원에 힘입어 창단 의지를 굳히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프로야구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 새로운 콘텐츠와 서비스를 발굴하겠다고 말해 기존 구단과는 차별화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KT는 KBO 승인이후 창단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프로야구단 구단주(대행)는 서유열 사장이 내정됐다. 서 사장 지휘아래 오는 2014년 2군 리그에 참여하고 이어 2015년 1군 리그에 데뷔한다는 계획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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