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산업계는 오바마 대통령 재선이 현지 사업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 FTA가 이미 발효된 데다 주요 기업이 현지화해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반덤핑 제소 및 상계관세 등 보호무역주의가 탄력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정책에서 실리를 추구하는 자유무역주의 기조는 유지하겠지만 불공정 교역행위 등에 대한 압력 등은 높아질 것인 만큼 우리 기업도 다각도의 대응전략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수혜주는 신재생에너지와 셰일가스 등 녹색성장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 지원금을 받은 태양광 패널 제조사 `솔린드라`가 파산하고 전기차용 배터리(축전지) 전문업체 `A123시스템스` 역시 최근 파산함에 따라 그린에너지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투자는 예전보다는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에너지 정책에서 화석연료 업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 기업 육성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프로그램과 에너지 효율 보상제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신재생에너지업계 입장에서는 유럽 다음가는 최대 시장 미국에서 안정적 수요가 보장됐다며 희소식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미국에서 중국산에 대해 덤핑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태양광 분야는 반사이익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오바마는 같은 화석연료라도 천연가스(셰일가스) 개발에는 우호적이다. 천연가스 산업으로 10년 후 60만개 일자리가 창출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오바마의 이 같은 의지에 맞춰 미국환경청(EPA)은 천연가스 개발로 인한 신규 대기배출 규제안 발표를 2년 뒤로 미뤘다.
오바마의 에너지정책의 목표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라는 환경목표와 궤를 같이 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에너지 효율 향상`, 배출이 전혀 없는 `신재생에너지`, 기존 화석연료보다 배출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천연가스`가 에너지정책의 세 바퀴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국내 전자대기업 관계자는 “미국이 자국 산업 성장을 위해 불공정 무역을 평가하는 잣대와 지적재산권을 강화할 것인 만큼 빠른 추격자가 아닌 시장 선도자로서 선제 대응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면서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도록 기술과 서비스를 혁신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지적재산권 대응 전략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진 KOTRA 워싱턴무역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을 교육 성공사례로 꼽는 등 우호적인 행보를 보여온 터라 재선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반면 내수경기 회복과 재정적자 문제 해결이 당면 과제인 만큼 미국 기업의 해외 수출 증진을 위해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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