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산 태양광 패널 등에 앞으로 5년 동안 최고 250%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안을 7일(현지시각) 최종 승인했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 업체들이 미국에 덤핑 수출을 했다는 주장이 사실로 인정된다면서 최저 18.32%에서 최고 249.96%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는 상무부 안을 이날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또 중국 정부가 자국 관련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해 14.78~15.97%의 상계관세율을 적용한다는 결정도 함께 승인됐다.
이에 따라 중국의 선테크와 트리나 솔라는 각각 36%와 23.75%의 세금을 물게 됐으며, 100여개 중국 생산·수출업체에는 31%의 세율이 적용된다. 일부 기업에는 250% 이상의 세율이 적용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솔라월드 등 미국 업체들은 선테크와 트리나 솔라 등 중국 업체들이 부당한 정부보조금으로 생산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제품을 수출해 미국 기업들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 덤핑 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상무부는 자체 조사를 거쳐 이들 지난 10월 최종 관세율을 발표했다.
고든 브린서 솔라월드 대표는 “만장일치의 투표 결과는 미국이 중국 제품 수입으로 피해를 봐 왔다는 사실을 매우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중국 업체에 대한 규제가 최종 확정됨에 따라, 이번 사안이 양국간 무역 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때문에 소비자 가격이 높아져 태양에너지의 미래가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그러나 7일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앞으로도 중국에 대한 무역법 적용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중국 정부가 문제가 되는 사안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거나 보복 조치를 취하는 식으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앞서 중국은 5일 EU를 회원국들이 태양광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WTO에 제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2011년 중국에서 약 31억달러(3조4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패널과 태양전지를 수입했으며, 이는 전년도보다 6억4000만달러 늘어난 수치다.
한편, ITC는 예비판정이 발표되기 90일 전까지 관세를 소급 적용한다는 상무부의 안에 대해선 승인을 거부했다. 중국은 이번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소비자 가격을 높여 태양에너지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항의해왔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