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업의 특허 침해 소송을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안이 등장했다. 중소기업의 특허 분쟁 해결을 위해 특허협의체를 구성해 대응하는 방법이다.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특허지원센터는 분쟁이 일어나거나 예상되는 특허를 심층 분석해 중소기업의 분쟁 대응을 지원한다. 업계가 공동 대응 조직을 구성해 특허 공격을 막는 방어벽을 형성하는 셈이다. 임호기 특허지원센터장은 “전자업계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져 미국·일본 등 외국기업과 특허 괴물이 우리 기업을 거세게 공격하고 있다”며 “단독으로 대응하기 힘든 중소기업을 3개 이상 묶어 효과적 방어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센터가 지원하는 특허협의체는 해외기업이나 경쟁사로부터 특허공격을 받거나 분쟁 우려가 높은 품목을 대상으로 구성한다. 지금까지 디지털사이니지·스마트패드 등 120개 특허협의체가 운영 중이다.
특허협의체에 가입되면 관심 기술과 시장 동향 조사를 통해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경쟁사 특허의 권리분석과 침해조사, 권리 무효 등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을 지원한다. 임 센터장은 “중소기업이 특허 소송에 들어가면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 곤란한 경우가 많다”며 “특허 무효심판 청구·회피 방법 설계·라이선싱 방안 등 다양한 대응전략을 센터에서 수립해 준다”고 설명했다.
센터에서는 기업 방문 컨설팅과 분쟁정보 서비스, 특허 전문 인력 교육과 분쟁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협의체에 제공해 준다. 특허 전문가와 연결시켜주거나 특허 분쟁 대응 경력자가 소송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입한 기업은 해당 특허와 기술에 대한 비밀을 보장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 전자·IT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협의체 사업은 중소기업 한 개사 이상을 포함하는 동종업체로 구성된다. 대기업도 협의체에 가입해 정보를 교환하거나 중소기업의 특허 분쟁을 지원할 수 있다. 협의체는 특허 분쟁이 없을 때는 연 1회, 분쟁이 발생하면 수시로 회의를 개최하게 된다. 분쟁이 없을 경우에는 국내외 출원 해외 기업의 특허 동향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분쟁이 발생하면 문제 특허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한다. 임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특허 분쟁을 차단하고 분쟁 경험을 축적해 대응력을 높인다”며 “장기적으로 불필요한 연구개발(R&D) 지출을 막고 글로벌 지식재산권과 연계해 R&D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