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아프리카 한 어린이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15년 전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얻을 수 있었던 정보보다 훨씬 많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웰이 말한 것처럼 오늘날 우리가 이용하는 데이터 양은 매우 방대하다.
클라우드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개인 컴퓨터 없이 인터넷으로 언제 어디서나 자료를 쉽게 접하게 됐다. 그러나 많아지는 정보량에 비례해서 이의 관리 문제도 늘어나는 실정이다.
공공기관은 정보 관리 문제를 보완하고 해결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해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 공공기관 정보화 예산은 크게 전산시스템의 `성능 향상 부분`과 `안정성 강화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어느 하나도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이지만 `성능`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에는 예산에 한계가 있다.
이번에 서울시 영등포구가 과감하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먼저 시스템 성능 향상을 위해 노후한 스토리지(컴퓨터 기억 장치)를 교체했다. 그 결과 용량과 성능이 배 이상 높아졌다.
그러나 시스템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은 성능을 높이는 것처럼 단순히 예산 투입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알려진 것처럼 공공기관 업무 대부분은 전산 시스템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안정성 강화는 매우 절실하고도 중요한 문제다.
지난해 농협이 전산 장애로 은행 업무가 중단되고 거래 명세와 데이터를 유실하는 큰 사고를 겪었다. 또 유명 포털과 대형 상거래 사이트도 해킹 탓에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큰 피해를 보았다.
이 사례 외에도 전산 시스템 장애로 인한 피해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시스템 안정화 작업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산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서는 물리적 장애와 논리적 장애를 해결해야 한다. 물리적 장애는 하드웨어나 서버를 이중화하는 작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 버그, 바이러스, 해킹 등에 의한 논리적 장애는 이런 방법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물리적 장애보다 논리적 장애가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시스템에 미치는 위험도 더 크다. 논리적 장애의 대비책은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기 직전 시점으로 돌아가는 방법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스토리지 시점 기반 복구 해결법`이다.
지난 10월 영등포구가 종로구와 함께 국내 최초로 도입한 `원격지 실시간 재난복구 시스템`이 이를 실제화한 것이다. 정전·화재·천재지변·해킹 등으로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 이를 복구해 원 상태로 되돌리는 재난복구 시스템이다.
두 기관이 손잡고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서로의 지역에 재해복구센터(원격지)를 마련한 것이다. 그 결과 75%의 예산을 절감했을 뿐 아니라 비상시에는 상대 기관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비용 대비 최고 효율의 재난복구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번 재난복구 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시스템 성능과 안정성을 강화하면서도 예산을 획기적으로 절감한 것이다. 비상시에 자료를 복구해 안정적으로 행정 업무를 할 수 있는 체제가 마련됐다.
디지털 정보 시대를 맞아 많은 공공기관이 공공기관 정보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 중이다. 이번 사례가 하나의 이정표가 돼 보다 나은 선진 정보화 시대를 이끌어가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201007015@ydp.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