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쪽이 되는 부근을 말한다. 흔히 나중 차례라는 뜻이며 `뒷전으로 밀린다`는 말로도 사용한다. 최근 과학기술 분야를 얘기할 때 자주 들리는 단어다.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 후보 공약이 구체화된다. 공약 강도도 높아진다. 표심을 겨냥한 파격적 공약도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 큰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내용도 많다.
대부분 공약 앞에는 `밝은 대한민국을 위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과학기술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후보들은 과학기술을 경제 발전의 동력으로 삼겠다고 외친다.
박 후보는 과학기술을 모든 국민에게 고른 혜택을 전하는 `국민행복기술`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정규직 연구원 비율과 연구원 정년 등의 구체적 정책을 제시하며 과학기술 분야의 발전을 약속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망스럽다. 선언적 의미 그 이상은 없다. 세 후보 모두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강조했지만 장기적 발전 방향과 비전을 담은 약속은 없다.
구체적이라고 제시한 정책 역시 누차 반복돼온 얘기들에 다름 아니다. 우리나라를 이끌 과학기술 발전 방향에 대한 큰 그림도 없다. 애써 들여다봐도 국민이 공감할 만한 과학 공약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한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도 과학기술은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지금 우리나라를 만든 원동력은 과학기술이다. 미래 역시 과학기술에 달렸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정치권에는 원론적인 구호만 난무할 뿐 멀리 보고 차근차근 역량을 쌓으려는 노력은 없다. 과학기술계가 제대로 된 공약이나 이슈를 만들어 주지 못한 탓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정치권과 정책 당국자의 철학 부재 탓이 더 크다.
과학은 시기에 따라 당겼다 밀었다 할 분야가 아니다. 우리의 미래를 담당한 과학기술 분야가 더 이상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될 일이다.
윤대원 벤처과학부 차장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