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선]박-문,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한 목소리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검찰 개혁에 칼을 빼들었다.

두 후보 모두 대검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고위 공무원 비위 해법은 차이를 보였다. 박 후보가 상설특검제를, 문 후보는 고위공무원비리수사처 신설을 내걸었다.

이날 두 후보의 검찰 개혁 방안 발표는 김광준 검사 거액 뇌물 수수, 성폭행 검사 뇌물수수 혐의 적용 등 잇딴 추문으로 얼룩진 검찰에 대한 고강도 개혁방안을 통해 민심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중앙수사부 폐지, 검찰 직접 수사기능 축소”=박 후보는 이날 오전 강원도 강릉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인사 △비리검사 퇴출 △검찰 권한 대폭 축소·통제 등에 초점을 맞춘 검찰 개혁안을 발표했다.

개혁안에 따르면 대검 중수부는 폐지될 위기에 몰렸다. 박 후보는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고 일선 검찰청 특별수사본부가 그 기능을 대신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관할이 전국에 걸쳐 있거나 일선 지검이 수사하기 부적당한 사건은 예외로 인정해 고등검찰청 산하 태스크포스팀이 한시적으로 수사한다. 검찰 권한 통제 차원에서 중요 사건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 여부를 `검찰시민위원회`가 앞서 심의하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박 후보는 해묵은 논란을 반복하는 검경 수사권 문제도 조정한다. 검찰 직접 수사기능을 축소하고, 상당 부분에서 검찰 직접 수사를 배제하기로 했다. 박 후보는 “경찰수사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방식의 `수사권 분점을 통한 합리적 배분`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검찰 권력 비대화를 견제하기 위해 `검찰총장후보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인물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검찰인사위원회`에 실질적 권한을 부여해 검사장 승진·보직 인사도 엄정하게 심사한다.

박 후보는 55명에 이르는 검사장급 이상 직급(차관급)도 순차적으로 감축할 예정이다. 구체적 감축 규모와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문재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문 후보는 “MB정권 5년 동안 대통령과 청와대가 검찰 수사와 인사에 관여했던 악습을 완전히 뜯어 고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는 “검찰이 자정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검찰,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는 검찰을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를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장차관, 판■검사,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와 대통령 친인척 비리행위에 대해 독립된 수사를 하게 된다. 상설 특검과 달리 수사 인력과 권한을 자체적으로 갖는 구조로, 검사 뿐 아니라 전현직 변호사, 판사 중에서 수사 인력이 충원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도 정권 초기 이뤄진다. 문 후보는 경찰이 수사를 담당하고 검찰은 기소를 담당하는 형태의 소위 검경 수사권 조정을 빠른 시일내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대검 중앙수사부는 폐지한다.

그 동안 현직 검사 중 임명해 왔던 검찰총장직은 외부에 개방한다. 간부급 검찰의 인적쇄신을 위해 차관급인 검사장급 이상 54명 고위 간부를 절반으로 줄인다.

이 밖에 문 후보는 검사의 기소재량권을 제도적으로 통제할 방침이다. 검사의 불기소 처분 통제 강화를 위해 고소·고발인의 법원 재정신청을 전면 허용한다. 또한 검사의 무리한 기소로 무죄판결 받은 경우, 검찰인사에 반영한다. 수사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판결문 역시 공개한다.

김원석·이호준 기자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