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식품 독소나 질병을 한 번에 검진할 수 있는 초간편, 초고속 분석기의 핵심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흥남)은 다종의 식품 독소나 암 진단을 위한 마커(marker)를 반도체칩 하나로 검출할 수 있는 `다중 검사 바이오센서 칩 및 자동 검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기술은 반도체의 고집적 기술을 활용해 100개의 나노센서로부터 측정된 값들을 통계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이온이 전기를 운반하는 분담 비율인 `재현성과 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진단의 정확도를 85%까지 향상시켰다. 전문가들은 진단 에러가 20%정도만 되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연구진은 현장진단용 초고속 혈액 전처리칩도 함께 개발했다. 이 칩을 이용할 경우 일반인 누구나 의료진 도움 없이 30초 이내에 전자동으로 혈구와 혈장을 분리해 검사할 수 있다.
연구진은 로슈나 지멘스, 애보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현장진단용 의료기기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했다.
ETRI는 이번 기술 개발과 관련해 20여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성건용 ETRI 바이오센서연구팀장은 “상용화를 위해 바이오센서, 의료진단기기업체 등에 기술이전을 추진 중”이라며 “기술이전이 완료될 경우 2년 이내에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 성과는 지식경제부 산업원천기술사업인 `바이오 CMOS 전계형 소자 연구 개발`과 교육과학기술부 글로벌프런티어사업인 `스마트 바이오 센서 시스템 연구`과제를 통해 개발됐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