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AMD 등 경영난에 처한 기업들이 비핵심자산인 사옥을 매각하고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 16년간 본사로 사용한 핀란드 에스포에 있는 본사를 부동산 투자회사인 엑실리온 캐피털이 1억7000만유로(약 2400억원)에 매각했다고 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는 최고 3억9000만달러(약 56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노키아 본사 건물은 발트해 해안가에 통유리와 강철로 지어져 핀란드 산업의 자존심이었다. 매각설이 나돌자 여론이 악화돼 노키아도 고민을 했으나 자금난에 고육지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티모 이하무오틸라는 노키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부동산은 노키아의 핵심 사업이 아닌 만큼 기회가 좋으면 비핵심자산을 처분하는게 맞다”고 밝혔다.
노키아는 지난 6월에는 명품 휴대폰 제작 자회사 베르투를 스웨덴 사모펀드 EQT 파트너스에 매각했고, 8월에는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개발키트인 큐티(QT)도 팔았다.
AMD도 23만㎡에 달하는 텍사스 오스틴 캠퍼스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가격은 1억5000만 달러 안팎. 내년 중반까지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JP모건이 컨설팅 자문을 맡고 있다. AMD는 캘리포니아 서니베일 본사, 캐나다 토론토 지사 등도 매각한 뒤 재임대한 경험이 있다.
노키아와 AMD는 한 때 세계를 호령하던 휴대폰 제조업체와 반도체 업체였지만 스마트 열풍이 불면서 경쟁력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노키아는 이 자금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폰 채택에 따른 전환 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AMD는 매출의 85%가 나오는 PC 시장이 아닌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설 예정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