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모바일메신저 지존 카카오톡 앞에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나타났다. 10억명의 사용자를 가진 페이스북이 카카오톡처럼 편리한 무료 모바일 메신저 앱을 내놨다. 승부처인 해외 시장 진출이 더욱 험난해지고 텃밭인 한국 시장 수성에도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5일 휴대폰 주소록에 있는 친구에 메시지와 사진을 보내고 그룹 대화를 할 수 있는 메신저 앱을 선보였다.
페이스북 회원끼리만 대화가 가능한 기존 메신저를 개선해 휴대폰 주소록에 전화번호만 있으면 누구나 친구로 등록해 무료 문자를 주고받는다. 일일이 지인을 등록할 필요 없는 카카오톡과 같은 방식이다. 페이스북의 메신저 개편은 사용자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친구를 찾아 사용자를 늘리는 도구로 이메일을 활용하다가 더 찾기 쉬운 전화번호를 추가한 셈이다.
이메일과 문자, 채팅 등 유무선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페이스북 중심으로 통합하려는 의도도 녹아 있다. 페이스북은 회원에 자체 이메일 주소를 제공하고 쪽지 기능을 채팅 형식으로 개편하는 등 페이스북 쪽지와 이메일을 통합해왔다. 여기에 모바일 무료 문자를 추가했다.
최근 페이스북이 세계적 모바일 메신저 `와츠앱` 인수를 타진한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페이스북은 작년에도 그룹 메시징 서비스 `벨루가`를 인수했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모바일과 메시지 분야를 강화하는 전략의 일환”이라며 “모바일에서도 쉽게 일상 대화나 사진을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는 카카오톡이나 라인, 북미 지역을 겨냥한 틱톡 등은 강력한 적수를 만났다. 페이스북 메신저 사용자가 많은 유럽과 페이스북 열혈 사용자가 많은 동남아 등에서 반향이 예상된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업체 오나보에 따르면, 유럽 지역은 와츠앱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페이스북 메신저가 뒤를 잇는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페이스북 메신저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지만, 전화번호 기반으로 바뀌면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모바일 환경에 맞는 전략을 앞장서 만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새 페이스북 메신저 앱은 인도와 호주, 인도네시아, 베네수엘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한국에도 몇 주 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주요 국내외 모바일 메신저 현황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