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네트워크 미래 인터넷]<20·끝>미래 인터넷, `플래포머`의 역할

시장조사기관 자료를 읽다가 ICT 산업의 기여 가치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것을 보았다. 사업 영위·사업 확장·사업 혁신에 기여, 세 가지로 구분했다. 사업을 영위하는 범주라 하면 대략 차별화하기 어려운 기존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대한 비용 대비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다. 사업 확장이 목적이라면 기업 매출 또는 이익을 증대시키거나 이를 함축하고 있는 시장 진입 시간, 고객만족, 제품 품질 등 측정 지표를 향상시키는 것을 뜻한다. 사업 혁신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투자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출시를 지원하고 신규 시장 개척 등 기업 사업 모델을 새롭게 해야 한다.

[미래 네트워크 미래 인터넷]<20·끝>미래 인터넷, `플래포머`의 역할

ICT 신규투자는 흔히 사업 혁신, 아니면 사업 확장이 목적이다. 그러나 이는 기술의 본질을 반영했다기 보다는 집단이 갖고 있는 의식을 투영한 것이다. 대부분의 ICT는 반복 성향의 프로세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실행해 사업 영위에 기여한다. 예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응용이 가능해 사업을 혁신하는 신기술이 출현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최소 10년을 지속적으로 뿌리 내려야 한다.

기술은 스스로를 자극하는 잠재 수요와 이를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시킬 시간이 필요하다. 시장은 인접한 단위 기술이 시장지향적으로 통합되고 발전해 상용화되는 시간을 인내해야 한다. 2012년 클라우드·소셜·모바일·빅데이터가 현재진행형이다. 그 중심에 미래 인터넷이 있다. 미래 인터넷은 ISO/IEC와 ITU-T 양대 표준화 기구에서 초기 단계의 표준화 작업 단계에 있는 미래 인터넷과 미래 네트워크를 특정하지는 않는다.

미래 인터넷을 향한 네트워크 기술의 진화는 지난 수십년 동안 진화했지만 산업계는 무척이나 잔인하다. 기술 진화 방향이 네트워크 투명성과 수동성을 증대해 산업 부가가치가 다른 산업으로 이탈하고 있다.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절실하다.

희망적인 사실은 클라우드·소셜·모바일·빅데이터의 공통 분모는 미래 인터넷이고 최소 공약수는 분산성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네트워크 산업이 통신 규약 위에 존립했다면 미래 네트워크 산업은 통신 규약과 더불어 서비스 규약이 배합된 토양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네트워크에서 노드(호스트와 라우터)들은 등록과 개통 과정을 거친 후 통신 규약을 유지하여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상태를 허락 받는다고 설명할 수 있다.

미래 인터넷에서는 노드(서비스와 콘텐츠 포함)들이 서비스 규약을 통해 네트워크에 능동적으로 편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이를 위해 실시간 퍼블리시와 서브 스크라이브 서비스 등 몇 가지 실효 기술이 제안되고 있다. 서비스 규약은 애플리케이션 별로 관점을 달리하고 범주도 폭이 넓어 표준화된 기술이 시장에 적용을 강제하기 보다는 시장이 호응하는 기술이 세력화되어 갈 것으로 예측된다.

통신과 서비스 규약이 미래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지탱하는 기둥이라면 비즈니스 모델의 가치 사슬을 연결하는 고리를 튼튼하게 하는 것은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이다. 천분의 일초 이내에 수백만건의 이벤트 간 맥락과 상관 관계를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사건 징후 판단이 가능한 수준의 기술 상용화가 컴퓨팅 패러다임으로 정조준하는 방향이다. 더불어 컴퓨팅 내재형 네트워크 장치 기술이 꿈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것은 멀티코어 64비트 기반 프로세서 제조 기술의 극적인 발전과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용량 증가와 가격 인하가 주된 이유다.

전문가들은 미래 인터넷이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하기까지 최소한 5년 이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 네트워크 산업의 현실은 춥고 배고프다. 5년을 견디어 낼 체력이 비축된 기업이 우리에게 얼마나 있는지 궁금하다. 기술은 시장을 믿고, 시장은 기술을 격려하고 자극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더욱 절실한 현안이다.

“미래 네트워크, 미래 인터넷 기업에 플랫폼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말이 성립하면 이는 곧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구심력으로 다양한 계층과 그룹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멀티사이드 비즈니스를 지원할 수 있는 플랫포머 기능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누가 미래네트워크 미래인터넷 생태계 플랫포머 이어야 하는가” 새로운 ICT 컨트롤타워 등장에 기대를 건다.

최용호 유비쿼스 사장(choi.yongho@ubiquo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