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트부문이 새해 휴대폰 5억대, TV 5500만대 판매로 초격차 전략을 강화한다. 부품사업은 보수적 투자원칙 속에 시장상황을 보며 시나리오 대응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오는 17, 18일 이틀 동안 수원과 기흥 사업장에서 주요 사업부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새해 사업계획을 확정한다. 부품(DS)은 권오현 부회장이, 세트(DMC)부문은 이상훈·윤부근·신종균 사장이 회의를 주관한다.
◇TV `격차확대`-가전 `점유율`
삼성전자는 내년 TV 판매 목표를 5500만대로 잡았다. 올해 4800만~5000만대 판매가 예상되는 가운데 새해 두 자릿수 판매 증가를 노린다. 8년 연속 세계시장 1위는 물론이고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마트TV 판매 비중을 60%대로 끌어 올리는 한편, 85인치 울트라 HDTV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프리미엄 신제품 라인업도 강화한다.
50인치 이상 대형 패널 TV 판매 비중을 높이면서 주요 콘텐츠·서비스·방송사업자와 제휴를 확대해 강력한 삼성 스마트TV 생태계 아성을 구축하는 것도 목표다. 새해 TV 신제품에 `에벌루션키트`를 제공해 기존 TV를 업그레이드하게 된다.
가전에는 수익성보다 점유율 확대가 우선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가전에서 냉장고 글로벌 1위 달성에 집중했다. 새해 세탁기와 에어컨 등으로 집중 관심 품목을 확대한다. 2015년까지 가전 전 분야 1위 달성을 목표로 연차별 세부 계획도 전략회의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다. 지역별 맞춤형 제품과 마케팅 전략도 마련된다.
◇휴대폰 5억대 시대
삼성전자는 새해 5억대의 휴대폰 판매를 목표로 한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이 3억5000만대다. 영업이익 목표만 20조원을 훌쩍 넘긴 23조원에 육박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4억대에 이르는 휴대폰을 팔아 노키아를 완전히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스마트폰도 애플을 추월했고 새해 그 격차를 더욱 벌릴 기세다.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 노트 등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신흥시장에 중저가 스마트폰 대응을 대폭 강화한다. 수익성이 낮은 피처폰을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대체하는 전략이다. 올해 2억대 스마트폰을 판매한 삼성전자가 내년 3억5000만대 목표를 세운 근거다. 55% 수준인 스마트폰 판매 비중을 새해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스마트폰 `성공 DNA`를 스마트패드, PC, 카메라로 이식하는 작업도 가속화한다. 우선 스마트패드 판매목표를 올해 1500만대에서 4000만대로 늘려 잡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탭, 갤럭시 노트10.1, 넥서스10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패드에 윈도8 아티브까지 합세하면 5000만대까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부품, 보수적 투자·효율성 제고
부품(DS)사업부는 설비투자 규모를 미리 확정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시나리오 대응에 나선다. 업계는 삼성전자 DS사업부 새해 설비투자 규모가 올해 15조원의 절반 수준을 넘기기 어렵다고 관측했다. 마이크론이 엘피다를 인수합병하면서 10년 이상 지속된 메모리 반도체 치킨게임이 막을 내렸다. 삼성전자가 투자 규모를 늘려 반도체 가격 하락을 촉발할 이유가 없다. 고공 성장해온 시스템LSI 부문 투자도 새해부터 보수적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애플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물량 중 상당 부분이 TSMC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올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DS 투자 축소 기조가 뚜렷하다. 당초 삼성전자는 메모리에 7조원,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에 8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화성 17라인에 14나노, 20나노급 최첨단 공정 구축 계획을 2014년 이후로 미뤘다.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가동 시기도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늦췄다. 2014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물론 올해 투자금액 중 4조원가량을 현금으로 유보한 삼성전자가 시장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 공격적 투자로 선회할 수도 있다.
기존 생산라인 효율성 극대화 작업은 계속된다. 새해 삼성전자 D램(1Gb당) 출하량은 121억9700만개로 올해 96억1500만개보다 27% 증가가 예상된다. 낸드플래시(16Gb당) 출하량은 73억500만개로 올해보다 44% 늘어날 전망이다. 비메모리 매출은 AP 물량 확대에 힘입어 올해보다 28%가량 증가한 17조4000억원 수준으로 점쳐졌다.
·김인순기자·이형수기자
표. 삼성전자 글로벌 경영전략회의 주요내용
*자료: 업계, 삼성전자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