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이슈]2013 `FUTURE`

2013년이 열렸다. 미래(FUTURE)를 개척할 기술 흐름을 진단하는 일은 국가와 기업이 전략적으로 대응해야할 과제다. 전자신문은 가트너·IBM·BBC·가디언 등이 새해를 맞아 예측한 각종 보고서를 기반으로 앞으로 세상을 바꿀 미래 기술을 `FUTURE`에 맞춰 예상해 봤다.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꾼 디스플레이(Flexible),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Ubiquitous), 융복합 시대 혁신적 사고로 전환된 기술(Transform), IT를 통해 해소되는 정보 격차(Undivided), 인간 몸을 대체하는 기술(Robot), 친환경 기술로 여는 녹색사회(Eco) 등 6가지 미래 키워드가 그것이다. 새해를 맞아 세상을 바꿀 미래 신기술을 정리했다.

[이머징 이슈]2013 `FUTURE`

◇플렉시블(F)

2000년대가 시작되면서 둥근 브라운관 TV가 종말했다. LCD TV에서 OLED176 TV까지 디스플레이는 평면이란 인식이 고정관념처럼 박혔지만 BBC가 선정한 `미래를 책임질 과학기술`에서는 평면 디스플레이도 다시 한번 전환의 시대를 맞는다.

기업에서는 차세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 휘어지고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TV·광고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이미 시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2013년 새롭게 떠오르는 핫이슈가 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플렉시블 유리 시장이 1억30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LCD·OLED·전자종이(e-Paper)·태양광 패널·터치 패널 등 전분야에 걸친 산업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유비쿼터스(U)

`언제 어디서든` 연결 가능한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개인이 만든 콘텐츠를 보관하고 서비스와 선호하는 대상(기기)에 접속해 개인 중심의 디지털 생활을 즐길 수 있다. 가트너는 `2013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에서 인간 중심의 `퍼스널 클라우드(Personal Cloud)`가 PC를 점차적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인이 여러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기기를 하나로 연결하는 매개체가 되는 셈이다.

기업에서는 하이브리드 IT와 클라우드 컴퓨팅259 시스템 구축 전략 필요성이 대두됐다. 기업 IT 부서는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 가트너 IT 서비스 조사에서 기업 IT 조직이 복잡한 내부 사용자나 외부 비즈니스 파트너용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랜스폼(T)

한 분야에서만 사용되는 기술 시대는 끝났다. 융·복합이 새로운 시대 조류로 떠오르고 있다. 사고의 전환으로 시작된 기술 활용이 미래를 선도한다. 매년 `5년 안에 실현될 5대 기술(5 in 5)`을 발표해온 IBM이 올해도 미래 신기술을 공개했다. IBM은 주요 신기술로 분석학을 손꼽았다. 단순 데이터 분석이 아니라 빅데이터78와 접목돼 새로운 시스템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IBM은 더 빠르고 정확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맥락 파악 시스템(Sensemaking System)`을 만들고 있다. 데이터가 데이터를 검색하는 시대가 열린다. 끊임없이 흘러드는 다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필요한 정보만 걸러내는 빅데이터를 개인 정보와 결합해 사용자가 원하는 특정 내용만 검색하게 돕는다. 예를 들어 여행을 한다면 주변 목적지에 해당되는 관광정보만 화면에서 보는 방식이다.

◇언디바이디드(U)

정보 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이에따라 IT 환경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의 보편성을 보장해주는 체계의 필요성이 제기 된다. IBM은 미래 신기술 가운데 모바일 분야에서 친절한 기술을 통해 디지털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디지털 기기 활용도에 따라 세대와 계층을 구분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다. 친절한 기술이 모바일 기기와 결합하면 사회 기반 요소가 부족한 낙후지역에서도 선진국 수준의 금융·의료·정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접속 속도가 느리면 스스로 주변환경을 검색해 더 빠른 통신망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BBC가 제시한 미래 비전에는 팔을 쓸 수 없는 사람이 마음으로 로봇 팔을 움직여 음식을 먹는 `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 기술`도 포함됐다.

◇로봇(R)

수십㎏의 군장을 짊어지고 전투에 나갈 필요가 있을까. 알파독(AlphaDog)을 이용하면 사람을 대신해 무거운 짐을 옮길 수 있다. 미 국방부가 만든 군견은 어떤 토양에서든 180㎏의 짐을 지고 32㎞를 이동할 수 있다. BBC가 2012년 등장한 `미래를 책임질 과학기술`로 제시했다.

스마트폰으로 조종할 수 있는 거인 로봇도 화제다. 물론 사람이 탑승해 움직일 수도 있다. 일본 스도바시 중공업에서 개발한 `쿠라타스(Kuratas)`가 주인공이다. 무게 4.4톤, 약 4미터 크기의 이 로봇은 BB탄, 물로켓 등 무장도 했다. 자동차처럼 안전성이나 쾌적함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로봇 파일럿이 되고 싶은 인류의 꿈을 이뤄준다는 것이 스도바시 중공업의 주장이다.

◇에코(E)

IBM연구소는 걷거나 일어서거나 손을 흔드는 등 사람의 모든 동작을 전기로 전환시키는 재생에너지 기술을 개발 중이다. `기생전력 수집`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아주 작은 동작으로도 에너지를 모을 수 있다. 운동 삼아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고 온다면 그 에너지로 믹서기를 돌린다. 수돗물을 틀면 수력발전기가 작동해 화장실 불을 밝힌다. 전기 부족으로 인한 걱정이 미래에는 사라지는 것이다. `인간`이 연료가 돼 배터리가 아닌 발전기를 돌린다.

발전기를 바다에 설치해 파도와 조수를 이용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IBM은 아일랜드 정부의 지속가능에너지국과 협력해 파력 발전과 조력 발전 설치를 위한 조사 작업을 하고 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