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속도 향상과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모바일 메신저 성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대표 이제범·이석우)는 메시지 전송 속도를 개선하고 개인 정보 유출 위험을 줄이기 위해 `겁나 빠른 황소 2.0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상반기 개발을 마무리하고 카카오톡에 적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더 가벼운 통신 프로토콜을 이용해 메시징 속도를 개선하고 서버릴레이 및 저장 효율을 높여 안정성을 강화했다. 메시지가 서버를 오가는 서버 릴레이 단계를 기존 3단계에서 2단계로 줄이고 경량화 프로토콜 적용으로 데이터 사용을 최적화했다.
카카오 서버에 남는 데이터도 줄어든다. 일단 카카오 서버와 단말기가 연결된 후엔 채팅을 나누는 단말기 간에만 메시지가 저장된다. 연결이 끊어져 상대 단말기에 메시지가 저장되지 않은 경우에만 일시적으로 카카오 서버에 보관한다. 이 기술이 모든 사용자에 적용되면 대다수 메시지는 서버에 남지 않게 된다.
카카오는 현재 데이터베이스 교체 주기인 5일 정도 메시지를 저장한다. 카카오톡 메시지 기록이 범죄 수사의 주요 단서로 활용되는 일이 늘면서 저장된 카카오톡 서버를 통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메시지 전송 시스템 변경으로 카카오톡 서버에 남는 메시지 자체가 줄어들고, 최근 인터넷 업계가 법원 영장 없이는 경찰에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카카오톡 개인정보 침해 논란도 잠잠해질 전망이다.
다만 메시지를 주고받은 로그 기록은 3개월간 남는다. 카카오 관계자는 “메시지 속도 개선과 프라이버시 강화를 위해 시스템을 꾸준히 개선해 왔다”며 “올해 사용자 1억명 돌파를 앞두고 더욱 쾌적하고 안전하게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 2011년 `겁나 빠른 황소 프로젝트`를 진행, 카카오톡 메시지 전송 속도를 5배에서 최대 20배까지 높였다. 사용자가 급격히 늘면서 메시지 전송이 지연되는 등 이용에 불편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당시 카카오는 패킷 사이즈 경량화와 푸시 시스템 구조 최적화, 백엔드 시스템 성능 개선 기술을 개발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