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를 위한 신규 주파수 할당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돼 통신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신업계는 LTE 가입자와 트래픽 증가세가 가파르고, 새로운 대역을 사용하기 위한 준비기간을 감안하면 주파수를 빠른 시일 내 할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정부조직 개편과 맞물려 방송통신위원회가 경매와 할당계획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17일 방통위와 업계에 따르면 1월 중 마련할 예정인 주파수 할당계획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1.8㎓와 2.6㎓ 대역에서 총 140㎒를 LTE 용으로 신규 할당을 추진 중이다. 당초 1월까지 사업자 의견을 수렴해 경매 규칙 등 세부 할당계획을 마련하고, 2월 위원회 의결을 거쳐 공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업자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통신사 모두 광대역 주파수 할당에는 동의하지만, 누가 어느 대역을 할당받을지에 대한 이견이 크다.
SK텔레콤은 1.8㎓를 LG유플러스에 할당하고, 2.6㎓를 SK텔레콤과 KT가 나눠 갖자는 의견이다. 반면 현재 1.8㎓를 주력 주파수로 사용하는 KT는 1.8㎓ 대역에서 추가 주파수를 할당받아 광대역화 하는 방안을 주장한다.
사업자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어서 할당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방통위가 적극적인 중재와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문제는 방통위 조직개편과 맞물려 현안 처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조직개편에 집중하느라 다른 업무를 결정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할당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회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자는 주파수 할당 지연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차기 정부 출범 때까지 할당계획 수립이 늦어질까 봐 우려한다. 실제로 지난 16일 실시한 방통위의 인수위 업무보고에서도 새 정부 출범 즉시 조치가 필요한 사안으로 LTE 신규 주파수 적기공급 등을 보고한 것도 이 같은 우려를 키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통상 주파수를 할당받고 이를 실제 서비스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3년 정도로 본다”면서 “이미 주파수 포화에 가까이 가고 있는데 아직 주파수 할당계획도 마련되지 않아 망부하에 대한 부담과 우려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다른 통신사 관계자도 “회의는 계속하지만, 논의가 진전되지 않아 방통위가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유럽 등 해외 국가 정부가 LTE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찌감치 광대역 주파수를 할당한 것을 참고해 서둘러 주파수 할당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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