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침체된 PC 수요에 타격을 입은 연말 실적을 내놓고도 긍정적 전망을 견지했다.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LA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6% 줄어든 25억 달러(약 2조6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은 48센트로 연초(64센트)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매출은 3% 하락한 139억 달러(약 14조7000억 원)다. 서버용 칩을 판매하는 데이터센터그룹 매출은 4% 늘었지만 주력인 PC용 칩 판매가 6% 줄어들면서 실적 하락의 주된 원인이 됐다.

세계적으로 PC 수요가 줄어들면서 PC용 반도체 수요도 함께 떨어졌다. 모건스탠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PC 출하량은 전년대비 4% 줄었다. 인텔은 이를 만회할 `울트라북` 등 경량 노트북 시리즈와 `윈도8` 운용체계(OS) 등에 기대를 걸었으나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지난해 3, 4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해 연간 매출은 533억 달러(약 56조3000억 원), 순익은 100억 달러(약 10조5500억원)로 마감했다. 전망치에는 다소 못미쳤다.
올 1분기에는 127억 달러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또한 시장 전망치 보다 낮다.
그러나 인텔은 저조한 실적 속에서도 R&D와 신규 설비에 대한 투자를 지속했다. 지난해에도 R&D에 100억 달러를 투자해 전년(84억 달러)보다 늘어났다.
올해도 신규 공장과 장비 등에 약 130억 달러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측치인 99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또 450㎜ 실리콘 웨이퍼 공장을 위한 R&D 설비에 약 20억 달러를 추가로 쓴다.
데이터센터 비즈니스가 두 자리 수 이상 성장할 것으로 봤다. 특히 모바일 비즈니스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밝혔다.
폴 오텔리니 CEO는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시장 진입과 새로운 PC 영역 창출에 눈에 띄는 진척을 이루고 있다”며 PC용 반도체 부진을 상쇄할만한 모바일용 반도체 사업 확대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밝혔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