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프랑스텔레콤에 망 사용대가를 지불하면서 국내 망 사용대가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업계는 프랑스 상황이 국내와 다른 측면은 있지만, 글로벌 동일 원칙을 중시하는 구글이 망 사용대가를 인정한 것만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구글의 이번 결정은 향후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 망 대가 논의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통신업계는 구글이 프랑스텔레콤에 망 사용대가를 지불했다는 소식에 `당연한 일`이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망 대가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인데, 이번에 구글이 망 대가를 지불한 것을 협상카드로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구글이 망 대가를 지불하기로 한 것이 국내 상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에서는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50% 이상이 구글에서 발생한다. 트래픽 발생에 따른 책임이 구글에 분명히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트래픽을 일으키는 곳이 네이버, 다음, 구글 등 포털 사업자와 P2P업체, 온라인게임 업체들로 분산돼 있다. 한 곳에 책임을 묻기 어려운 구조다.
사업적으로도 구글은 아프리카 진출을 위해 프랑스텔레콤에 망 대가를 지불하는 형태로 협력모델을 구축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프리카 통신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프랑스텔레콤과 협력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는 콘텐츠 사업자가 통신사에 망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인센티브가 뚜렷하지 않다. 망 대가 협상이 지지부진한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구글의 망 대가 지불은 장기적으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이번에 대가를 지불한 것이 근거가 돼 유럽을 시작으로 세계 각지로 망 대가 지불 논의가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통신사 관계자는 “사업적 이해관계가 있다 해도 구글이 망 대가를 지불한 것은 망 사업자의 역할을 처음 인정한 것”이라며 “당장 유럽 지역에서 구글에 망 대가를 요구하는 통신사 움직임이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럽에서 근거가 되면 미국, 아시아 등 각 지역으로 망 대가 논의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도 통신사업자간 공동 대응 등으로 망 대가를 인정받기 위한 움직임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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