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행신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루트로닉센터 8층. 신사옥에서 업무를 시작한 직원들이 개발 중인 레이저 치료기에 대해 열띤 논의를 진행 중이다. 구내 식당에서 계단으로 이어진 옥상 휴게 공간도 이들에게는 연구개발의 장이다.
![[1등 연구소]레이저 치료기 전문 `루트로닉`](https://img.etnews.com/photonews/1301/387174_20130131143833_166_0001.jpg)
`에스테틱(Aesthetic) 분야 국내 매출 1위`, `세계 에스테틱 장비(Aesthetic Device) 업계 10대 기업`인 루트로닉이 올해 `토털 메디컬 솔루션(Total Medical Solution)`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피부·미용을 넘어 전 분야에 레이저 치료술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수출에 강한 우리가 가장 잘 하고 있는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봤습니다. 레이저는 초정밀 기술입니다. 초정밀 기술로 인체의 가장 민감한 부위를 치료할 수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봤죠. 올해부터 고민의 결과가 하나씩 나옵니다.” 넓게 트인 옥상에서 서울과 인천국제공항과 근접성을 설명하던 황해령 대표의 눈에 확신의 빛이 스쳤다.
회사는 올해 `당뇨성 황반부종` 레이저 치료기를 선보인다. 아직 근본 치료술이 없어 평균적으로 발병 15년 후 실명에 이르는 질병에 도전장을 던졌다. 글로벌 제약사도 단순히 실명 시기를 늦추는 치료제만 개발한 상태다. 기존 레이저 치료술이 가진 한계도 뛰어넘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2010년 독일 대학부설 연구소로부터 `도시메트리(Dosimetry) 기술`을 이전했다. 이 기술로 눈의 시야를 담당하는 세포층이 밀집한 황반을 겨냥할 수 있다. 독일에서 39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임상 결과도 확보한 상태다. 2010년 정부 과제에 선정되며 서울대·가톨릭대 등과 함께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국내는 올 하반기 당뇨성 황반부종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청 승인을 예상한다.
최근 유럽 출장을 다녀온 황 대표는 이 제품이 유럽에서 먼저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에서 독일 대학부설 연구소의 시제품을 경험했던 의사들이 임상을 진행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당뇨성 황반부종부터 시작하지만 황반 관련 질병 전반으로 적응증 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 대표는 다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하버드대학에서도 루트로닉 제품에 관심을 보인 전문가가 미팅을 요청해왔다.
“에스테틱 분야에서만 60개국 이상에 수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수출이 아닙니다. 의사와 끊임없는 교류로 임상을 진행하고 환자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노하우가 모든 분야에 걸친 치료술에 적용될 수 있을 겁니다.”
1999년 문신 등 색소병변을 제거하는 제품을 처음 선보였던 회사는 기미 치료, 피부 재생, 제모 등을 치료하는 레이저 치료기 12가지를 생산·판매 중이다. 세계 주요 국가에서 인증을 획득하고, 차별화된 임상효과로 학계에서도 인정받았다. 황 대표는 연구개발만이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441억원 매출 중 97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올해도 매출액의 15% 이상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책정했다. 당뇨성 황반부종 치료술에 이어 각막과 외과 레이저 치료기도 준비 중이다.
"올해 신사옥으로 옮기며 생산 능력이 4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해외 수출 비중도 지난해 이미 50%를 넘겼습니다. 올해 새로운 제품으로 신성장동력까지 확보되면 앞으로 루트로닉을 수식하는 표현이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되겠죠.“ 루트로닉(Lux+Electronic, 빛+전자)이란 사명처럼 초정밀 빛으로 세상을 치료하려는 이들의 도전이 올해 새로운 성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문경미기자 kmm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