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기업 경영의 충분조건에서 필요조건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하지만 대부분 경영자에게 특허는 여전히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 영역이다. 관심은 크지만 문턱이 높고 노하우도 없기 때문이다. 듬직한 구세주이자 든든한 파트너가 바로 특허 법인이다.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2/07/388426_20130207132438_725_0001.jpg)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46)는 “특허 소송 한방으로 기업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시대” 라며 “정성적인 감정 보다는 법과 제도에 근거한 논리가 필요한 특허는 전문가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경영자라면 특허 자체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과 산업 흐름을 먼저 읽고 여기에 맞춰 특허 감각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세계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면서 `대마불사 신화`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기업도 휘청거리고 한때 시장을 주름잡던 나라도 고전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대표적입니다. 일본 주요 대기업은 사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 때 주목해야 하는 게 이들 기업이 갖고 있는 특허의 향배입니다.”
실제로 일본의 특허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떠오르는 분야일수록 일본 기업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당장 OLED에서 다양한 원천기술을 가진 일본은 한국 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특허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강 대표는 “일본이 그만큼 다급해졌다는 신호”라며 “국내업체는 이를 놓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일본은 특허 공세에 나서면서 한편에서는 특허를 인수할 대상자를 찾고 있습니다. 여력이 있는 국내 기업이라면 지금이 기회입니다. 한 때 글로벌 전자시장을 호령하던 일본 특허는 의외로 알짜배기가 많습니다. 전자왕국이라는 타이틀이 결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강 대표는 “만약 일본 특허가 중국으로 넘어간다면 국내 기업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며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허 자체만 보지 말고 특허를 둘러싼 전체적인 산업 지형을 두루 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허법률 사무소를 겸하는 광개토연구소는 지난해 설립 10년을 넘겼다. 창업 30년을 훌쩍 넘긴 특허법인이 즐비한 국내 시장에서 후발업체 격이다. 하지만 단순 특허 대행, 지원 업무에 그치지 않고 특허 가치 분석이라는 특화 시장을 개척해 가고 있다. 최근에 발표한 가치특허발견 시스템 `특허 랭크` 보급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특허의 맹점은 가치를 모른다는 점입니다. 특허가 시장에서 얼마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를 시스템화한 게 바로 특허 랭크입니다.”
지난달 공개한 특허 랭크(Patent Rank)는 구글 검색기술인 랭크시스템 방식과 유사하다. 인용이 많이 된 특허일수록 활용 가치가 높다는 전제에서 시스템을 설계했다. 연구소는 400만건 이상 미국 등록 특허를 평가해 점수와 등급을 매겼다. 김 대표는 “가치 특허를 분석하면 미래 특허 분쟁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기업·기술 분야·특허 괴물(페이턴트 트롤)별 분석이 가능합니다. 특정업체가 가진 핵심 특허와 LTE처럼 떠오르는 특허와 관련한 기업 경쟁 관계를 그릴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경쟁사뿐 아니라 특허 괴물의 기술 개발과 소송 양상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뜰 기술과 제품을 미리 보고 특허를 선점할 수 있어 기업은 제품 개발 전략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제 출시 한 달이지만 시스템 반응도 나쁘지 않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이미 도입 의사를 밝힌 상태다. 강 대표는 “이제까지 특허 전략은 투망식으로 수량적인 측면에 집중했다”며 “이제는 선택적으로 가치 있는 우량 특허를 매집하고 관리하는 형태로 전략이 바뀌어야 한다”고 힘 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