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도 디지털로 전환된다. 디지털로 바뀌면 지역에 상관없이 동일한 주파수 대역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CD 수준의 고음질로 끊김없이 들을 수 있다. 난청 해소도 기대된다. 하지만 아날로그 라디오 수신기로는 들을 수 없어 디지털 TV 전환과 마찬가지로 청취자의 저항으로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2월 디지털라디오 방송방식을 선정하고 내년 디지털라디오 시험방송 실시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방통위는 이미 디지털라디오를 위해 지난달부터 디지털라디오 방송기술협의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오는 8월 디지털라디오 도입추진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9월 방송사와 청취자를 대상으로 한 공청회를 열고 의견 수렴을 할 예정이다.
디지털 라디오는 주파수 이용 효율성이 높다. 방통위에 따르면 현재 FM라디오 신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가용주파수 고갈로 난청해소와 신규 주파수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FM방송은 88~108MHz대역에서 100개 채널을 사용하고 있지만 전국에 허가된 방송국이 378개로 포화 상태다.
디지털라디오를 도입하면 가용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다. 디지털 라디오 방송방식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기존 FM아날로그보다 2배 이상의 채널이 확보 가능하다. 그만큼 청취자의 채널 선택권도 늘어난다. 주파수 대역이 늘어난 만큼 신규 라디오 방송국들이 새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디오 품질도 한층 높아진다. 디지털 라디오가 도입되면 FM 방송 음질은 CD 수준이다. 청취자는 라디오를 들으며 동영상도 볼 수 있다. 날씨, 교통 등 쌍방향 데이터 방송도 이용할 수 있다. 채널자동탐색 기능으로 청취자가 지역에 따라 주파수를 맞출 필요도 없다.
라디오가 재난방송의 역할도 한다. 재난발생시 TV와 인터넷이 안 되는 상황에서도 라디오로 재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지역에 상관없이 주파수가 일정해 지역 이동시 라디오 방송이 끊어질 가능성도 적다.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신규 라디오 방송사가 생기고 디지털 라디오 단말기 생산으로 내수 촉진과 함께 일자리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기존 아날로그 라디오 단말기로는 방송을 듣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방통위는 아날로그·디지털 라디오 신호를 동시 송출하는 기간을 10년 정도로 잡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라디오 교체 시기 등을 고려할 때 10년 정도로 아날로그·디지털 라디오 신호를 함께 송출하면 청취자들이 큰 혼란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디지털라디오 방송방식에 대해 방송사 의견이 분분한 것도 걸림돌이다. HD라디오, DRM+, DAB 등 기술방식에 따른 3가지 디지털라디오 방식이 있다. 하지만 작년 말 일부 라디오 방송사가 한 가지 기술 방식을 고수하면서 디지털 라디오 전환 논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