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정대권 한국방송공학회 회장

“학회 외연을 넓히는데 가장 역점을 두겠습니다.”

정대권 한국방송공학회 회장(한국항공대 항공전자 및 정보통신공학부 교수)이 공학회의 새로운 위상을 위해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정 회장은 1년 임기로 올해 학회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학회는 1994년 출범했으며 정 회장은 1월부로 10대 회장을 맡았다. 정 회장은 “학회 외형을 크게 키워 명실 공히 방송 분야의 대표 단체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힘 줘 말했다.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정대권 한국방송공학회 회장

“학회라는 성격 때문에 산업체와 거리가 있었습니다. 학술 연구가 목적이어서 방송 현장에 있는 산업계 보다는 연구소와 학교가 중심이었습니다. 올해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산업계와 호흡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가겠습니다.” 정 회장은 첫 작업으로 학회 산하에 `방송산업기술위원회`를 설립했다. 위원회는 전문대학 교원을 포함해 실제 산업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현장의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했다. 현장에 접목한 기술과 학술 성과를 학회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자는 취지다. 정 회장은 “방송기술인의 연구모임인 연구회 활성화에 주력해 다양한 분야의 젊고 유능한 방송기술인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연구회의 활동과 역량을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 중심의 회원 구조에도 변화를 준다. “학회가 설립된 지 올해로 얼추 20년입니다. 역사나 위상·규모는 통신학회·전자공학회 등에 비하면 아직 크게 떨어집니다. 방송공학회지만 방송쪽 주요 회원사도 지상파 방송사 중심이었습니다. 올해에는 케이블과 위성방송, 지방 방송사를 적극 영입합니다. 방송공학 분야를 대표하는 단체답게 회원사부터 변화를 줄 계획입니다.”

올해는 국내 방송역사에도 의미 있는 해다. 지난해 12월 31일부로 아날로그 지상파 TV 방송이 종료됐다. 올해가 실질적인 지상파 디지털 TV 방송 시대 원년인 셈이다. 풀HD급 보다 훨씬 선명한 UD급 디스플레이도 나오고 3D도 실감 현실 분야로 빠르게 진화하는 등 시장도 변화가 예상된다. UD는 기존 풀HD 제품에 비해 화질이 4배 이상 선명하다. 정 회장은 “최근 일본이 UD쪽에 집중하지만 디스플레이는 우리도 확실한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며 “3D에 이어 UD 분야도 첨단 기술, 표준화 등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위해 산업계와 학회가 공조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다소 열기가 식었지만 3D분야도 투자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극장에서 시작한 3D붐이 부족한 콘텐츠, 비싼 디스플레이 가격, 불편한 인터페이스로 집까지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3D가 한때 유행처럼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좀 더 편하게 보는 기술로 진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이 대표적입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위해서는 실감 기술에 대한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이 나와야 합니다.”

학회는 올해 국제 협력 사업에 큰 비중을 둔다. 학회 입장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행사는 하계·추계 학술대회와 춘계·추계 디지털 방송기술 워크숍이다. 정기행사에 매년 추진해온 IEEE 운영위원 워크숍, 아시아 태평양지역 시그널과 정보 프로세싱 국제 세미나인 `APSIPA ASC 2013` 등 국제 협력사업을 크게 강화한다. 삼성종합기술원과 공동으로 해외 유수 전문가와 석학을 초청해 국제 세미나 등도 기획 중이다. 정 회장은 “학회가 이전까지만 해도 교수와 연구원 중심의 커뮤니티 구축과 친목, 학술 성과를 내놓은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정부, 산업계와 좀 더 긴밀하게 연계가 되어야 한다” 며 “학교 뿐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중심 단체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