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IBM·MS도 `못 믿어`…세계 곳곳서 `클라우드 리스크` 초비상

#지난 18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남부 하이브룩시. 이 지역 공립학교 소속 교사들은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업무에 복귀했지만 학교전산시스템에 접속하지 못해 수업에 차질을 빚었다. 동부쪽 학교는 뉴질랜드 학교평가청(ERO)이 운영하는 내부 관리시스템에 접속하지 못해 성적처리가 지연됐다. 모두 IBM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운영시스템을 구축한 학교들이다.

#같은 날 미국 동부지역.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윈도 애저(Azure)` 사용자들은 자신이 업로드해 둔 파일에 접근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비슷한 상황은 유럽과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도 벌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가 시스템에 접속하지 못하면서 MS 게시판에는 “이 서비스에 기업용 시스템을 올리려고 했는데 수많은 소비자들의 항의전화를 받는 모습을 상상하니 끔찍하다”는 비난의 글이 쏟아졌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세계 곳곳에서 장애를 일으키면서 사용자들의 불안감이 증폭했다. IBM, MS, 아마존 같은 세계 최고의 IT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임에도 예상치 못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편의성도 좋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사용자 스스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충고했다.

25일 외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클랜드시에 소재한 IBM 데이터센터 장애로 현지 공공기관과 학교, 기업의 시스템이 일제히 멈춰 혼란을 빚었다. 뉴질랜드헤럴드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잘못됐을 때를 보여주는 극명한 예시”라고 지적했다. IBM은 2011년 5월 이 지역에 대형 데이터센터를 지었고 뉴질랜드 내 많은 공공기관과 기업은 자체 서버를 없애고 IBM 서비스를 계약했다. IBM이 백업 센터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용자 비난이 들끓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을 시작으로 MS 윈도 애저 서비스 불통 사태가 벌어져 유럽, 아시아 등으로 퍼졌다. X박스 라이브 서비스도 중단돼 사태는 커졌다. 통신의 인증과 암호화를 위해 쓰이는 `HTTPS` 인증서가 만료되면서 전 시스템 차단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작은 문제가 대형 사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위험을 알게된 사용자들은 더욱 초조해졌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 장애로 넷플릭스 서비스가 중단돼 27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사용자가 접속을 하지 못했다. 거듭되는 AWS 장애로 핀터레스트·인스타그램·포스퀘어 등도 줄이어 피해를 입었다.

유럽정보보호기구(ENISA)는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이 양날의 칼`이라는 보고서에서 클라우드 서비스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각 국가와 기업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NISA는 “2년 안에 유럽에서 80%의 조직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사용하고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100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클라우드를 통한 IT자원 집중화가 진행되면 가동 중단 및 보안 침해 등 더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의료·에너지·교통 등 분야의 위험성이 더 높다고 적시했다.

뉴질랜드 인터넷협회 관계자는 “기업은 중요한 정보를 자체적으로 백업을 해놓아야 하고 대안 시스템도 마련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