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업무 환경의 변화, 새로운 기술과 디바이스 출현으로 근로자가 반드시 생산지에 있을 필요가 사라졌다. 지식기반사회 근로자의 업무 성과는 투입 시간보다는 몰입도나 자발성에 따라 달라진다. 업무에 투입된 시간보다 다양한 지식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창출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지식기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일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기존 업무 방식의 한계를 해소하기 위한 실행 전략으로 등장한 개념이 바로 스마트워크다. 스마트워크는 진보를 거듭한다. 세계적으로 네트워크 환경과 IT가 고도화되면서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스마트워크가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우리 정부도 새로운 업무 혁신으로 스마트워크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스마트워크센터·원격근무 시스템 등 스마트워크 인프라를 확충하고 관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수립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공공기관 스마트워크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50개 스마트워크센터를 구축하고 유연근무제를 명문화해 스마트워크를 활성화하려는 계획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민간을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워크 활성화 추진 계획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정부 노력에도 스마트워크를 도입한 사업체는 0.6%, 국가·지자체 원격근무 도입률은 3.6%에 불과하다. 우리도 더 이상 뒤쳐지지 않고 선진국과 발걸음을 같이 하기 위해 스마트워크를 업무 환경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스마트워크 정책이 실제 현장에 반영돼 현실화되려면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스마트워크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우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발표하는 ICT 발전지수에서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통합 통신, 네트워크 지원, 모바일 지원 등 ICT 인프라 기술은 우수하지만 정작 스마트워크에 필요한 인프라는 취약하다. 즉, SNS·협업 솔루션, 첨단 영상회의 시스템인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와 같이 스마트워크의 효율적 운영에 필요한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이런 기술의 경우 국산화로 도입 비용을 감소시켜 많은 기관으로 스마트워크 보급에 기여할 수 있다. 정부의 관련 분야 R&D 투자 강화와 프로그램 개발 추진을 통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스마트워크 도입을 저해하는 보안 불안을 해결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ICT 향상에 맞물려 증가하고 있는 개인정보침해, 보이스 피싱, 악성코드 유포 등 사이버 범죄와 관련된 정보보안 불안감은 기업 입장에서 스마트워크 도입을 주저하는 최대 요인 중 하나이다. 스마트워크 환경에서는 주로 유무선 통신네트워크를 통해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내부 보안 정보의 접근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를 완벽하게 차단하고 추적·관리하는 보안 솔루션 개발과 보급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스마트워크를 대하는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앞으로 일의 중심은 사람이며, 스마트워크를 수행하는 주체 역시 사람이다. 스마트워크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대면 문화와 과정 중시의 문화가 스마트워크 확산에 큰 걸림돌이다. 스마트워크에 대한 문화 변화를 위해서는 경영자와 직원들 사이에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전사적인 공감대 형성이 있어야한다. 경영자는 사무실 이외의 장소에서 수행한 업무도 성과로 인정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양적 지표보다는 질적 성과에 초점을 둔 인사평가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직원도 스마트워크 수행을 통한 인사고과 상 불이익, 사생활 침해, 직원 간 유대감 약화 등에 대한 우려감을 극복해야 한다.
스마트워크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미래 사회 업무의 큰 패러다임이다.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개방적 협업을 통해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스마트워크를 발전시켜 우리 사회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최창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연구위원 ctchoi@kistep.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