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IP)망 가입자가 유선전화(PSTN)망 가입자를 추월했다.
유선의 무게중심이 전화망에서 IP망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올(All)-IP 서비스 확대 등으로 IP망의 중요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에 휴대폰 보급 증가와 인터넷 전화로 전환 등으로 유선전화 시장은 침체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7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집계한 유무선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1831만명으로 유선전화 가입자 1820만명을 11만명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유선전화와의 격차를 좁혀오다 이번에 처음으로 역전했다.
유선전화는 지난 2007년 가입자 231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휴대폰 보급 증가와 인터넷 전화 도입 등으로 하락세를 겪고 있다. 지난 2010년에 2000만명선이 무너졌고 올해는 1800만명 벽도 깨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선전화 대체재인 인터넷 전화 가입자는 1186만명까지 늘었다.
이에 반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5년 1300만명, 2006년 1400만명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100만명 가까이 늘어 지난해 처음 1800만명을 넘어섰다. 예전보다 가입자 증가 속도는 둔화됐지만, 최근 IPTV가 인기를 끌면서 다시 가입자 증가에 탄력이 붙고 있다.
유선전화의 침체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확대는 기술 발전 추세에 따른 피할 수 없는 결과로 분석된다. 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음성만 제공하는 유선전화망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 밖에 없다. 특히 LTE음성통화(VoLTE)나 인터넷전화(VoIP)같은 기술이 음성도 데이터 서비스의 일환으로 제공하면서 음성과 데이터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IP망이 더욱 중요해졌다.
유무선 통합 추세가 확산되고 올IP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IP망은 활용도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윤덕 성균관대 정보통신대학 교수는 “유선전화가 제공하는 단순 음성서비스에서 이제는 올IP 기반 융·복합 서비스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면서 “지능화된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면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에 가입자 추세가 역전됐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망은 생명을 다했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유선전화 망은 앞으로도 계속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초고속인터넷·유선전화 가입자 추이
자료:방송통신위원회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