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균이나 바이러스 면역 반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과민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유산균을 자체 개발했다. 과민 염증반응을 동반하는 면역 질환 치료 보조제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임신혁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유산균 혼합물(IRT5)이 인체 면역반응을 담당하는 세포(조절 T세포)를 활성화시켜 증상을 호전했다”고 10일 밝혔다. 단백질이나 세포, 조직을 외부물질로 잘못 인식하는 `자가면역질환`은 염증성 세포를 관리하는 조절 T세포 증식이 줄어들어 생긴다. 조절 T세포 기능이 떨어져 과다한 염증이나 이상 면역반응 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이 개발한 유산균 혼합물은 장에서 활동한 면역세포가 다른 부위에서 일어나는 염증반응도 제어할 것이란 가설을 세우고 신경계에서 효능 연구를 시작했다. 신경을 감싸는 단백질에 면역 반응을 일으켜 중추신경계 기능 저하나 하반신 마비 증상을 나타내는 다발성경화증 동물에 유산균 혼합물을 투여한 결과, 질병 발병은 50%, 진행은 30% 정도 완화됐다.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아세틸콜린 수용체 단백질에 면역반응을 일으켜 심각한 근무력증을 유발하는 중증근무력증 동물에도 과민 염증반응이 완화됐다.
임 교수는 “유산균을 이용해 장 면역을 조절하면 뇌를 비롯한 몸 전체에 일어나는 염증성 질환을 제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염증 억제 특성을 지닌 유산균으로 신경계 자가면역질환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