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가상재화" vs 이상철 "네트워크"…주총으로 본 KT·LGU+ 올 경영 키워드

“가상재화와 융합 신산업에 승부수를 띄우겠다.”(이석채 KT 회장)

“1.8㎓ 주파수 확보에 사활을 걸겠다.”(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KT와 LG유플러스의 두 사령탑이 지난 15일 주주총회에서 던진 화두는 엇갈렸다. KT는 네트워크 중심에서 가상재화 등 신 시장 개척에 초점을 맞춘 반면에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 본원적인 경쟁력 강화를 겨냥했다.

이석채 "가상재화" vs 이상철 "네트워크"…주총으로 본 KT·LGU+ 올 경영 키워드

주주총회는 주주를 상대로 한해 사업전략을 공식화하는 자리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해 기업 경영전략을 엿볼 수 있다. 이석채 회장은 지난달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강조한 가상재화를 주총에서도 주요 방향으로 제시하며 올해도 `신사업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반면에 이상철 부회장은 1.8㎓ 주파수 확보에 의지를 드러내며 롱텀에벌루션(LTE) 시장에서 우위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석채 회장은 주총에서 네트워크와 ICT 기술을 바탕으로 가상재화와 융합 신산업 창출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줄(네트워크)만 팔 생각을 했지 개척하지는 못했다”면서 “망은 우리에게 아무 수익도 보장하지 못하는 무수익 자산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KT가 사이버스페이스(가상공간)에서 훌륭한 사업모델을 얼마나 빨리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네트워크만 판매하는 사업모델을 탈피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지난달 MWC에 이어 줄곧 가상재화를 강조하면서 전통적인 네트워크 사업자에서 플랫폼·서비스 사정자로 변신하겠다는 경영 방향을 재확인했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한 정관 변경건도 같은 맥락으로 평가된다. KT는 기존 부동산업과 관련한 △사업시설 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 △에너지진단사업, 에너지절약전문사업, 기타 에너지이용합리화 관련 사업을 회사 목적사업으로 각각 추가했다. KT는 두 사업 모두 현재 보유한 ICT 역량을 인접 영역으로 확장해 융합 기반의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KT 경영을 맡은 사람으로서 세계 경기와 국내 경기에 관계없이 밝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스럽다”면서도 “최근 글로벌 설문조사에서 보듯 KT는 경쟁력 있는 ICT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당도 2000원보다 더 많이 하고 주가도 성장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1.8GHz 주파수 확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시했다.

이 부회장은 “같은 서비스를 하는 데 같은 비용으로 하는 게 기본이 돼야 한다"며 “이건 경쟁을 위한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 KT의 1.8GHz 주파수 광대역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일각에서 거론되는 1.8GHz 주파수의 KT 할당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향후 주파수 할당 과정에서 KT와 정면 대결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LG유플러스가 LTE 시장 이니셔티브를 지속적으로 선점하기 위한 복안도 내놓았다.

이 부회장은 상반기 중 기존 데이터 제공량을 기준으로 하는 기존 요금제와 달리 데이터 양과 속도에 따른 요금제(가칭 데이터민감요금제)를 출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LTE 이용자의 선택권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는 게 이 부회장의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단말 보조금 지급과 관련, 이용자 차별이 문제라고 인정했다. 이어 보조금이 효율적으로, 경제적으로 쓰이고 있느냐에 대한 회의감도 표시했다.

이 부회장은 “보조금 혜택을 국민 전원에게 제공하고, 확대·재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인위적 이통 요금 인하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기본요금 1000원 효과를 체감하느냐”며 (이용자에게)최고의 혜택인지, 최선의 방법인 가라고 반문했다.

이 부회장은 LTE 멀티캐리어의 사용망을 전국 84개 도시로 확대하고, 7조7000억원의 서비스 매출과 LTE 누적 가입자 800만명 확보라는 연초 경영 목표를 재확인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