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사태]사이버부대는 진화중…"한국만 너무 늦다"

세계 각국이 양성하고 있는 이른바 `사이버부대`가 공격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방어적 대응에 급급했던 예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적의 네트워크에 공격을 가해 지휘통제 시스템을 무너뜨리거나 기간망 시스템을 파괴하는 행위다.

각 나라의 사이버부대 규모는 극비지만 정규 병력을 보강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사이버부대가 독자적인 예산·인사권 확보는 물론 육·해·공군과 동등한 사령부 지위로 격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중국 등이 지난 2000년대 초중반 사이버전을 대비해 만든 구식 방어형 모델을 아직도 답습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시사점을 준다.

21일 주요 외신들을 종합하면 미국, 중국, 이란, 유럽연합(EU) 등은 사이버부대 병력을 확대하고 적극적인 공격 전력을 펼친다.

가장 발빠른 국가는 미국이다. 올해 국방부 산하 사이버사령부를 현재 인원의 5배 이상인 약 5만 명으로 확대하고 `사이버 보호 부대`, `국가 임무 부대`, `전투 임무 부대` 등 3가지 유형의 전력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 중 전투 임무 부대는 적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 등 공세적인 작전을 펼친다. 윌리엄 린 국방부 차관은 “사이버 공격이 잇따르면서 우리가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아니면 공격 후 단지 보고서만 읽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깊어졌다”며 “공세적인 사이버부대 운영을 통해 보안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산하 `61398부대`가 정부에서 육성하는 사이버부대라고 알려졌다. 부대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수백 명에서 수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해킹과 사이버 교란 작전을 일삼는다. 미국 IT와 우주항공 업체들이 주요 목표다. 미국 보안업체인 맨디언트에 따르면 61398부대는 한 번 걸리면 1년 정도 지속적으로 해킹을 했지만 4년 이상 정보를 빼돌린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중동의 맞수 이란과 이스라엘 역시 암암리에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국방부 직속 정보부대인 `8200부대(Unit 8200)`를 운영하고 있다. 8200이라는 명칭은 처음 이 부대를 창설할 때 동구권 출신 유대인 8명과 이라크 출신 유대인 200명으로 구성되었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현재 8200부대에는 수학이나 공학, 컴퓨터에 뛰어난 젊은이들과 해커 수천 명이 복무하고 있다. 이란의 원자력 기간망 시설을 파괴한 `스턱스넷` 등의 변종 바이러스는 8200유닛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안보국 소속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 산하에 사이버군대를 만들어 공격용으로 전환 중이다. 이 부대는 심지어 이란 전체 통신네트워크를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만5000명 이상의 군사력으로 미국, 이스라엘 등의 네트워크에 끊임없이 침투하고 있다.

이 외에 유럽에서는 영국이 가장 선도적이다. 영국은 올해 국방부 산하에 사이버보안 관련 국가 위기 상황 발생 시 영국군을 지원하기 위한 외인부대 개념의 `사이버 예비군(Cyber Reserve)`을 구성할 예정이다. 기존 정보통신사령부 산하의 `컴퓨터 긴급 상황 대응팀(CERT)` 조직이 별도의 독립 조직으로 재창설된 것이다. 향후 4년 간 6억 5000만파운드(약 1조 1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사이버 보안 정책을 꾸밀 것이라고 텔레그라프는 밝혔다.


◇각 국 사이버부대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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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