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4 머리에 '이 칩' 들어간 진짜 이유

자체 '엑시노스5410' 발열·성능 문제 발목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입자가 안방에서도 위태롭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CMOS이미지센서(CIS) 등 신제품이 발열과 성능 미달로 갤럭시S4 물량 확보 경쟁에서 밀렸다. 갤럭시S 시리즈 성공에 힘입어 시스템LSI 사업부를 키우려던 삼성전자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갤럭시S4 초도 생산물량 1000만대 중 70%에 퀄컴 AP를 쓰기로 했다. 갤럭시S 시리즈 출시 이후 외부 AP 비중이 이처럼 높았던 것은 처음이다. 퀄컴 AP는 갤럭시S4 북미향 모델에 전량 공급되며, 유럽향 모델에는 엑시노스가 같이 들어간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세계 첫 옥타코어 `엑시노스5410`을 개발해 갤럭시S4에 공급했다. 그러나 발열·설계오류·성능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엑시노스5410에는 ARM 코어텍스 A7과 A15을 교차로 쓰는 빅리틀을 적용했다. 동영상 등 고사양 콘텐츠를 구동하면 발열량이 많다. 엑시노스5410의 파워 설계 오류도 발열 문제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ARM은 코어텍스 A15를 서버·노트북 중앙처리장치(CPU) 용도로 개발했다. A15로 스마트폰에 최적화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퀄컴·애플 등 업체들이 ARM과 아키텍처 계약을 맺고 코어를 재설계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1억대 판매를 목표로 하는 갤럭시S4에 품질 문제로 인한 스캔들이 생긴다면 마케팅에 치명적”이라며 삼성전자가 자사 반도체 비중을 줄인 배경을 분석했다.

퀄컴이 갤럭시S4에 공급하는 `스냅드래곤600`은 크레이트300 기반으로 설계됐다. 크레이트는 ARM 코어텍스를 재설계해 만든 아키텍처 플랫폼이다. 시장조사업체 린리그룹에 따르면 스냅드래곤600은 엑시노스5410보다 전력 소모량이 적다. 1.3W 전력에서 최대 1.9㎓ 클럭 속도를 낸다. 엑시노스는 2.3W 전력에서 1.7㎓ 수준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ARM 코어를 재설계한 플랫폼을 아직 내놓지 못했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엑시노스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어프로세서(CPU)·그래픽프로세서(GPU)·캐시메모리간 버스(Bus) 성능을 높이는 방법을 고안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최근 CMOS 이미지센서(CIS) 시장에서도 고전한다. 갤럭시S4용 1300만 화소 CIS를 소니가 독점 공급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당초 4월 중순을 목표로 자사 시스템LSI사업부로 CIS를 이원화하려 했다. 그러나 시스템LSI사업부가 내놓은 CIS(모델명 3L2)의 제품 완성도가 떨어져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소니는 1300만 화소 CIS뿐 아니라 800만·500만 화소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최근 소니는 시스템LSI사업부를 제치고 삼성전자 보급형 스마트폰에 500만 화소 CIS를 공급했다. 300㎜ 팹에서 CIS를 전량 생산하는 데다 최근 엔저까지 더해 가격 경쟁력을 배가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DS부문 관계자는 “우려하는 것과 달리 엑시노스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2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해 다양한 고객사로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