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 `로드러너`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

미국 IBM과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군사용 슈퍼컴퓨터 `로드러너`가 31일 가동을 멈췄다고 로이터 등 주요외신들이 보도했다.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앨러모스 국립핵연구소에 설치된 로드러너는 한때 세계에서 연산처리 속도가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군림했었지만 변하는 기술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1억2100만 달러짜리 이 컴퓨터는 더 작고 빠르며 에너지 효율성이 높으면서도 가격은 싼 컴퓨터로 대체된다.

미국 IBM과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가 공동개발한 로드러너.
미국 IBM과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가 공동개발한 로드러너.

지난 2008년 로드러너는 1초당 1000조 번의 계산이 이뤄지는 `페타플롭` 장벽을 뛰어넘었다. 로스앨러모스 관계자들은 로드러너가 아직도 세계에서 계산속도가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톱 25 순위 중 하나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로드러너는 지난 5년간 바이러스, 우주, 레이저 광선, 핵무기 등의 관측과 이해를 돕는 데 활용됐으며 노후화된 미군 무기의 안전성과 신뢰도를 확인하는 시뮬레이션 목적에 사용되기도 했다. 연구소 관계자들은 로드러너 퇴장에 따른 행사는 없으며 해체에 앞서 미래 슈퍼컴퓨터 설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연구팀들이 내달 로드러너 운영시스템과 압축 메모리 기술을 실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의 케빈 로어크 대변인은 “앞으로 10~20년 내 슈퍼컴퓨터 성능이 초당 100경 번을 계산할 수 있는 엑사급 장벽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