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시스가 휴대폰 제조 사업에 다시 뛰어든다. `W` 브랜드 휴대폰 제조 사업을 중단한지 2년만이다. 기존 소비자 대상 사업의 실패를 경험삼아 이번에는 B2B 사업모델에 도전한다.
SK텔레시스(대표 김종식)는 B2B 방식의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W 브랜드를 생산하며 축적한 휴대폰 설계와 디자인 능력을 활용해 제조자개발방식(ODM)으로 공급하는 형태다.
초기에는 SK텔레시스가 휴대폰 기획과 설계, 디자인까지 담당하고, 제조는 다른 회사와 협력한다. 현재 중국 업체와 단말기 제조 계약을 진행 중이다.
처음에는 직접 제조를 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에 생산기반을 갖추고 자체 생산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검토할 계획이다. 하지만 SK텔레시스가 독자 브랜드를 갖추고 판매할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시스의 휴대폰 사업 재진출은 지난 2011년 9월 휴대폰 사업을 정리한 지 2년 만이다. SK텔레시스는 2009년 11월 휴대폰 제조 사업을 시작하고, W 브랜드로 피처폰과 스마트폰을 생산했었다. 하지만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판매 부진을 겪었고, 결국 적자폭이 커지자 2011년 9월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휴대폰 사업 재진출 배경은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텔레시스는 지난 2011년 휴대폰 사업을 중단하며 관련 직원을 상당수 정리했지만, 핵심 인력은 계속 유지했다. 핵심인력과 당시 축적한 기술력을 토대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스마트폰 부품과 기술, 운용체계(OS) 등이 보편화되면서 기술격차가 줄어든 것도 배경이다. 또 단말기자급제와 이동통신재판매(MVNO) 시장 등 새로운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처도 생겨났다.
휴대폰 판매와 유통을 직접하지 않고, 초기에는 제조도 외부에 맡기기 때문에 사업 리스크도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김종식 SK텔레시스 사장은 “제조업체와 제조협상을 하고 있다”며 “조만간 계약을 마무리하고, 휴대폰 사업 재진출을 공식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휴대폰 시장 환경이 변했기 때문에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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