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이슈]음원 플랫폼

세계 음반시장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국제음반산업연맹(IFPI) 2012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음악시장은 지난 2012년 0.3% 성장했다. 1999년 278억달러를 정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던 음반시장이 13년만에 성장세로 바뀌었다. 내리 12년간 쪼그라든 시장이 드디어 반전을 선언한 셈이다. 음악시장 성장은 디지털 음원의 성장을 예고한 것이기에 의미가 크다. 음원시장 성장 뒤에는 스마트폰 확산, 유튜브 등장 등 플랫폼 변화가 한몫했다. 온라인 지배구조가 음원시장 판도에도 영향력을 미친 결과다. 최근 다양한 서비스와 접목해 또 다른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지난해 국내 앨범 판매 1위는 누구일까. 대부분 세계 시장을 석권했던 싸이를 예상하겠지만 는 실제는 슈퍼주니어의 6집 `Sexy, Free&Single`이다. 35만장을 판매했다. 지난 한해를 통틀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다. 싸이의 히트작 `강남스타일`이 수록된 6집 앨범은 10만장을 겨우 넘기면서 국내 순위 16위에 그쳤다. 앨범 판매가 음악 인기를 반영하지 못한 셈이다. 반면 싸이 6집 수록곡 가운데 강남스타일은 스트리밍과 다운로드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다운로드가 380만건, 스트리밍은 4300만건을 넘었다. 싸이를 세계 음악시장에 알린 것도 음반이 아닌 1억건이 넘게 조회된 유튜브다.

음악 시장이 음반에서 디지털음원으로 바뀐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유럽 음악 시장 역시 같은 흐름이다. 프랑스와 영국 디지털 앨범 판매는 지난 2011년 각각 27%와 26% 성장했다. 반면에 음반판매는 감소했다. 특히 아델의 앨범이 유럽 아이튠스에서 최초로 100만건을 다운로드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음악시장이 다운로드시대로 이동했음을 나타낸 결과다.

◇플랫폼 경쟁 시작

세계 음악시장 변화는 새로운 플랫폼 경쟁을 예고했다. 누가 음악을 공급하는 유통 통로를 장악하느냐가 핵심이다. 지역별로 판도는 약간씩 다르지만 아이튠스, 스포티파이, 티디지털, 윔프, 디저 등이 맹활약 중이다. 여기에 아이튠스 매치, 구글 뮤직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한 사례도 속속 등장 중이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 가운데 스포티파이는 20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사업자로 주목받고 있다. 사용자가 2400만명이고 이 가운데 600만명이 유료 서비스 가입자다.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매출이 9900만달러로 전년대비 458% 증가했다. 이처럼 다양한 기업이 뛰어드는 데는 디지털음원 시장의 성장이 그야말로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디지털음원 시장은 전체 음악시장의 70%를 차지할만큼 강력하다.

곡을 소유하지 않는 대신 빌려듣는 형식의 스트리밍이 급성장한 것도 디지털 음원 시장 성장의 배경이다. 글로벌 디지털 음원시장 전체로 보면 다운로스 시장 규모가 크지만 성장세는 스트리밍이 압도한다. 자닌해 다운로드 수는 12% 증가한 반면에 스트리밍 월정액 가입자수는 44% 증가했다. 3배가 넘는 성장률이다. 음원시장의 지배구조를 바꾼 애플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진출을 꾀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합법 다운로드 증가가 시장 키워

최근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그만큼 제값을 주고 음악을 듣는 사용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입소스에 따르면 전체 인터넷 이용자의 62%가 합법적인 음원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값을 주고 콘텐츠를 사용하려는 의식이 개선된 것이다. 물론 그 뒤에는 규제 강화와 기업의 신뢰도 증대도 한몫했다.

영국의 경우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구글이 인터넷에서 불법음악을 찾는 접근 루트를 찾는데 협조했고 프랑스와 아일랜드 등은 포털업체와 제휴해 불법음원 이용자를 찾아내 서비스를 정지하거나 높은 액수의 벌금을 부과했다. 우리나라도 정부를 중심으로 저작권 침해에 대한 의식을 강화하면서 서비스 시장이 커졌다.

스마트폰과 디지털기기 확산과 함께 이종업체간 다양한 제휴가 디지털 음원시장의 성장 배경이다. 다양한 기기 등장과 함께 페이스북·카카오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폭넓은 서비스가 이어져 더 많은 사람이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스포티파이가 페이스북이나 버진 미디어와 제휴한 것이 대표적이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별도 절차 없이 스포티파이가 전용 플랫폼을 제공했고 버진 미디어와 연동 서비스로 사용자 기반을 넓혔다.

우리나라 기업도 다양한 방식의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 음원서비스업체와 통신사, 카드사 등과의 제휴 등이 활발하다. 국내 시장에 아이튠스가 진입할 것이란 예상과 함께 연합전선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는 음악 산업을 5대 킬러콘텐츠 산업 가운데 하나로 키우는 방안을 발표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된 한류를 이어가기 위한 대응이다. 디지털음원 시장은 세계적으로 급성장 중이다. 우리의 강점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플랫폼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갈 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 세계 디지털음원 매출 현황

(단위:억달러)

(자료:IFPI)

[이머징 이슈]음원 플랫폼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