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카드사 `수수료율 갈등` 그만 싸울까?

이동통신사와 카드사간 불거졌던 수수료율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신한·삼성·KB국민카드 등 국내 3대 메이저 카드사와 수수료율 인상안 협상을 마쳤다. LG유플러스는 신한카드와 협상을 완료했고 삼성카드와도 사실상 협상이 마무리단계다. 정확한 수수료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카드사가 요구한 인상안이 대부분 받아들여진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사 측은 “통신사가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해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됐다”고 밝혔다. KT도 조만간 신한카드·삼성카드와 협상이 타결될 전망이다.

통신사와 카드사 간 갈등은 지난해 12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시작됐다. 개정안은 `서민경제`를 살린다는 기조 아래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대폭 낮추는 대신 대형가맹점에 대해선 대폭 인상한다는 것이 골자다. 중소가맹점은 연간 매출 2억원 이하, 대형 가맹점은 1000억원 이상이 해당된다.

하지만 대형가맹점에 속하는 통신사들은 저비용 수수료율 구조인 통신업종의 특성을 고려해 무조건적 인상은 부당하다고 반대했다. 전체 사용자의 20% 이상이 신용카드로 통신비를 결제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매월 자동결제로 이뤄지면서 카드승인·매입에 드는 비용이 저렴한데다 카드사 마케팅 활동 영향을 적게 받아 일반 가맹점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반면에 카드사는 기존보다 대폭 오른 1.85~1.89%의 수수료율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장장 5개월을 끌었던 이 갈등은 지난 2월 국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와 계약이 만료돼 갱신을 앞두고 있는 SK텔레콤·LG유플러스가 인상안을 수용하면서 해결 국면을 맞게 됐다.

SK텔레콤은 “수수료율 인상에 따라 연간 200억~3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불가피하지만 고객 이용 편의 제고와 영세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인상안을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메이저 3개 카드사가 재계약을 시작하면서 다른 카드사들도 계약만료 시점에 맞춰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율로 협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 메이저 3개 카드사인 신한·삼성·KB국민카드가 공동 협상 방식으로 물꼬를 텄다”고 설명했다. BC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도 계약만료 이전에 재계약 협상을 타결할 것으로 관측된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