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 독재 시절이다. 언론 자유만 이뤄져도 민주화라는 인식이 있었다. 오랜 투쟁 끝에 민주화를 이뤘다. 언론 자유도 되찾았다. 미디어도 훨씬 많아졌다. 그런데 다양한 의견 표출과 이를 통한 자연스러운 여론 형성은 얼마 가지 못했다. 지금은 옛 독재 시절과 비슷할 정도다. 이유가 뭘까.
온라인을 비롯해 수많은 미디어가 있지만 실제 여론 형성을 주도하는 것은 네이버를 비롯한 일부 포털이다. 특히 포털마다 운영하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에 여론이 집중된다. 이렇다보니 굳이 모든 사람이 알지 않아도 될 사건마저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된다. 연예인 스캔들이 대표적이다. 미디어의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뉴스 획일성은 더욱 심해졌다. 몇 개 뉴스에 온 국민의 눈이 쏠리다보니 국론 분열도 심하다.
미디어 잘못도 크다. 요즘 뉴스 노출에 급급해 자극적인 기사로 이른바 `낚시`를 일삼는 미디어들이 너무 많다. 특히 온라인 미디어들이 그렇다. 심지어 미디어 본질적 역할을 해왔던 신문들마저 가세하는 판이다. 경영난이 신문들을 이렇게 만들었다. 이 구조를 뜯어고치지 않고선 올바른 여론 형성이라는 미디어의 민주주의 기능을 복원할 수 없다.
4일 국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이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위기에 빠진 신문 산업 지원을 위한 입법을 촉구했다. 지난해 발의 이후 주춤한 `신문산업진흥에관한특별법`을 빨리 법제화하고 프랑스와 같은 신문지원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이들은 “신문이 대의정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민주사회 위기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 폐간이 속출하면서 다양한 민주적 공론의 장이 실종된 미국 사례를 우리도 되풀이할 수 있다.
정부는 신문 지원과 아울러 온라인 여론 독점 문제를 해소할 방안을 신문산업계와 함께 찾아야 한다. 신문산업계 역시 이를 계기로 다양한 국민 의견을 반영해 열린사회를 만드는 일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오는 7일은 바로 신문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