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SK·LG 등 30대 그룹이 정부의 경제 활력 제고 방침에 맞춰 올해 투자 증가율을 지난해보다 2.3%P 높은 7.7%로 확대한다. 총투자액이 149조원에 이를 전망이지만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삼성의 `탄력운용` 방침이 변수다.
4일 30대 그룹 사장단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에서 설비투자 91조1000억원, 연구개발(R&D) 투자 29조4000억원 등 총 148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비투자와 R&D 투자 규모는 작년 대비 각각 9.6%, 13.8% 증가했다.
30대 그룹은 올해 인력 고용도 늘릴 방침이다. 고졸 채용 4만7000명을 포함해 총 12만80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작년 대비 1.5% 증가한 규모다.
주요 투자계획은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신차 R&D 확대 및 양산(자동차) △차세대 메모리 및 시스템반도체 라인 증설(반도체) △OLED TV 패널라인 투자(디스플레이) △LTE망 구축 및 퀄리티 개선(통신) 등이다.
삼성은 작년 대비 약 3% 늘어난 49조원 규모 투자계획을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투자는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김종중 삼성 사장은 “계열사 상황에 맞게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에 제출한 투자계획이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놓은 셈이다.
30대 그룹 투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삼성이 탄력적 투자 운용 방침을 밝히면서 향후 계획 이행 여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30대 그룹은 지난해 정부에 151조원 규모 투자계획을 밝혔지만 실제 투자실적은 8.5%가량 부족했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연말에 집계하면 부족하기도 하고 초과 달성도 있다”며 “올해는 (30대 그룹이) 보수적인 계획을 잡았는데 어떤 기업은 분위기가 좋아지면 수정(상향)하겠다고 말한 곳도 있다”고 전했다.
산업부는 30대 그룹 투자계획이 이행되도록 기업, 경제단체와 `민관 합동 투자·고용협의회`를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 분기마다 협의회를 열어 기업의 투자·고용 동향을 점검할 방침이다.
윤상직 장관은 “`고용률 70% 달성`과 `중산층 70% 복원`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선도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기업의 투자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규제를 철폐하고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등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30대 그룹 투자 계획>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총투자:설비투자, R&D투자, 지분(M&A)투자, 해외투자 등 포함. 채용은 정규직 기준.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