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수요가 급감했지만, PC용 D램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안정세로 접어든 PC용 D램 시장이 이달 들어 다시 요동치고 있다.
2분기 PC용 D램 고정가격은 올 초 대비 47%, 1분기 대비 21% 상승했다. D램 업체들의 생산 축소분을 감안해도 너무 가파른 상승세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말 발표된 DDR3 2Gb 256Mx8 1333MHz 기준 PC D램 가격은 2주간 3.1% 오르면서 급등세가 진정됐다. PC 수요 감소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7.6%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해 예상한 3%대 감소폭보다 훨씬 커졌다. 스마트패드 시장은 전년 대비 70% 성장하면서 노트북 PC 수요의 상당 부분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2분기 들어 D램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일부 중국 화이트박스 업체들이 스마트패드에 모바일 D램 대신 PC D램을 쓰기 때문이다. PC D램은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지만, 여전히 모바일 D램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 저가 스마트패드 업체는 140여개로 정확한 시장 규모조차 추정하기 어렵다. 시장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공급 부족을 우려한 대만 PC업체들이 D램 재고를 경쟁적으로 축적하고 있다. PC용 D램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PC용 D램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반도체 업체들이 증산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며 “D램 시장 혼선으로 PC 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