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요금제 데이터 중심 대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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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KT가 망내 무료통화를, LG유플러스가 망내외 전면 무료통화 상품을 출시하면서 음성 중심의 기존 요금제 패러다임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앞으로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급속한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사 경쟁 포인트도 보조금에서 요금제·서비스 경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접속료 등 정부 정책도 시장변화에 맞춰 빠르게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11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LG유플러스 무제한 요금제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요금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11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LG유플러스 무제한 요금제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요금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음성에서 데이터로 `요금제 혁명`

지금까지 이동통신 요금제 핵심은 음성에 있었다. 소비자가 요금제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척도도 음성통화량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데이터 소비에 맞춰 요금제를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또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등 음성통화 수익을 감소시킬 대체재가 나타났고, 올(All)-IP 시대가 되면서 LTE음성통화(VoLTE) 등 통신사도 데이터로 음성을 전달하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결국 통신사는 음성통화에 대한 가치가 갈수록 낮아지면서 음성을 요금제 설계에 중요한 요인으로 삼지 않겠다는 결정을 한 셈이다. 음성은 저렴하게 혹은 무료로 주는 대신 데이터 중심으로 요금제를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 정책도 변해야

정부 통신정책도 시장의 변화에 맞춰 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 통신정책 중 통신사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호접속료 정책만 해도 데이터 중심으로 변하는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방송통신위원회가 2012~2013년에 적용할 접속료를 산정 할 때도 데이터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최종 접속료 산정에는 데이터 부분이 반영되지 않고, 음성위주로 결정됐다.

음성 위주 접속료는 망외 무료통화를 제공하는데 제약요인이다. VoLTE 등을 제공하기 위한 데이터 상호접속료가 정해지지 않은 것도 문제다. 실제로 VoLTE 3사간 연동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도 접속료 문제였다.

류필계 LG유플러스 부사장은 “음성과 데이터가 구분 없이 올 IP화 된다”면서 “이런 기술 발전 추세와 이용자 이용행태 변화를 감안해 정부가 접속료 체계를 다시 검토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우리도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신시장 메가톤급 파장

LG유플러스의 음성 무료 요금제, SK텔레콤과 KT의 망내 무료통화 등 새로운 요금제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통신시장 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단말기 보조금이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음성 통화 수익 감소를 각오하면서까지 무료통화 요금제를 내놓은 배경에는 보조금으로 지출할 비용을 음성통화 수익 감소로 쓰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보조금은 장기 우량 가입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지만, 음성통화 무료 등의 요금제 개선은 가입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비용을 지출한다면 고객 만족을 높일 수 있는 쪽으로 쓰겠다는 판단이다. 3사 모두 음성통화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보조금으로 추가 비용까지 높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의 보조금 축소는 제조사의 단말기 출고가 인하 압박으로 연결된다. 단말기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을 만회하기 위해서도 가격인하가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보조금이 축소된 이후 제조사들이 일제히 구형 단말기 출고가를 인하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제조사도 단말기 가격인하에 동참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