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바일숍이 통신사보다 한발 앞서 `갤럭시S4`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그간 통신사 유통점에서 먼저 예약 판매하거나 동시에 진행한 관행을 깬 것이다.
삼성전자가 통신사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던 유통시스템에서 벗어나 자체 유통파워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통신사가 보조금 경쟁에서 무제한 무료통화 요금제 등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하면서 신규 단말 교체수요가 급감한 데 따른 자구책으로도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80여개의 모바일숍을 200개까지 확대할 방침이어서 통신사 위탁 판매보다 직접 판매 전략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모바일숍은 지난 15일 오후부터 일제히 갤럭시S4 예약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19일부터 갤럭시S4 예약판매에 나서는 통신사보다 나흘 앞선 일정이다. 통신사는 19일 예약 판매 후 27일 정식 출시할 예정이었다.
삼성전자는 서울 강남역 삼성 본사 딜라이트숍을 포함한 삼성 모바일숍에서 블로그를 통해 예약 접수를 하고 있다. 예약 판매로 구매한 고객에게 휴대폰 케이스와 보호필름 등 사은품을 주고, 선착순으로 블루투스 헤드세트까지 제공한다.
삼성전자가 올해 최고 기대작인 `갤럭시S4` 예약 판매를 자체 유통망에서 시작한 것은 단말 유통전략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국내 휴대폰 유통구조는 제조사가 이통사와 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한다. 이는 이통사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다. 제조사는 직접 유통을 할 때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통사가 경쟁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단말기 판매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최근 이통사가 보조금 중심의 경쟁에서 요금제 경쟁으로 정책을 바꾸면서 휴대폰 판매도 영향을 받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통사에 의존하는 구조로는 판매에 한계가 생긴다. 독자적인 유통파워를 갖추고, 스스로 수요를 창출할 필요가 생겼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말 30여개였던 삼성 모바일숍은 현재 80여개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모바일숍을 지속적으로 늘려 200여개까지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도 미국 최대 유통사인 베이트바이와 손잡고 1400여개 매장에 숍인숍 형태의 체험형 모바일숍을 구축한다.
통신사 고위관계자는 “단말기 유통시장에서 삼성 모바일숍의 행보를 주시해야 한다”면서 “모바일숍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고객에게 직접 다가가고 있고, 단말기 가격도 통신사 대리점보다 싸게 판매하면서 유통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S4를 27일 한국을 포함한 세계 10개국에서 동시 출시한다. 이에 앞서 25일에 한국에서 갤럭시S4 월드투어 행사를 개최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7일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10개국에서 갤럭시S4를 처음 출시한다”면서 “날짜로는 27일로 같지만 시차 등을 감안하면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가장 먼저 판매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
권건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