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올해 최고 기대작 `갤럭시S4` 국내 초기 공급량이 전작인 갤럭시S3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4를 세계 10개국에 동시 출시하면서 각국별 초기 공급량을 나누다 보니 오히려 국내 초기 공급량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마침 국내 시장이 보조금 축소 영향으로 냉각된 것도 고려됐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공급량은 전작보다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사가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는 갤럭시S4 초도 물량이 전작보다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통신사 고위관계자는 “갤럭시S3 때보다 초기에 받는 물량이 더 적다”면서 “시장이 상당히 쿨 다운돼 있어 한번에 너무 많은 물량을 받으면 재고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사 고위관계자는 “국내 시장 영향도 있지만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동시 공략 전략에도 영향을 받았다”면서 “삼성전자 생산능력은 정해져 있는데, 글로벌 시장에 대규모 물량을 동시 공급하다 보니 국내 물량 비중을 상대적으로 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마침 국내 시장이 가라앉아 있는 것도 이런 판단을 한 배경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초기 공급량을 줄인 것은 국내 단말기 유통시장이 얼어붙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통신사 경쟁 패러다임이 보조금 경쟁을 지양하는 쪽으로 바뀐 것도 변수다. 통신사가 기존에는 재고가 쌓이기 전에 보조금을 투입해 판매했지만 보조금을 줄이면 재고 처리 부담이 커진다. 섣불리 물량 확보에 나서기 어려운 이유다.
지난해 시작된 보조금 대란을 거치며 교체 수요가 많이 감소했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 소비자의 단말기 교체 주기가 짧은데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보조금 규모가 커지면서 단말기를 교체한 소비자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4 출고가를 갤럭시S3보다 10만원가량 낮은 89만9000원으로 정한 것도 국내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전체 갤럭시S4 물량은 전작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갤럭시S4 초도 물량이 1000만대 수준으로 갤럭시S3 전성기 때 물량인 월 600만대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갤럭시S4가 출시 첫 분기에만 25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증권은 갤럭시S4 월평균 출하량이 1000만대 이상이고, 출시 후 9개월 만에 1억대 이상 판매할 것으로 예상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