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합작 영화 `이별계약`이 중국에서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중국 시장 진입을 위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합작영화 성공조건으로는 중국 시나리오를 쓸 것과 중국 파트너의 제작비 공동 부담, 3분의 1 이상 중국 배우 기용 등이 제시됐다.
24일 CJ E&M은 지난 12일 중국에서 개봉한 `이별 계약`이 티켓 판매 1억5000만위안(27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제작비 3000만위안(약 54억원)의 5배를 웃도는 수치다.
개봉 첫주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최근에는 `지아이조2`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별계약`은 `작업의정석`과 `마지막 선물` 연출을 맡았던 오기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중국 인기 스타 펑위옌과 바이바이허가 출연해 이별 후 오랜 시간 서로를 기다려온 두 남녀가 5년 만에 다시 만나 벌이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 영화인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중국시장 진입의 걸림돌인 자국문화 보호 장벽을 뛰어넘으면서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CJ E&M과 CFG는 공동으로 자금을 투자하고 마케팅조사와 기획, 제작을 담당했다. CFG가 유통과 배급을 맡으면서 상영관을 확보했다. 여기에 철저한 기획으로 중국 흥행장르인 멜로를 선택한 것도 중국인의 마음을 움직인 요소다
CJ E&M 측은 “`이별계약`의 초기 제작 단계인 마케팅 조사와 사전제작, 배우 섭외 등까지 중국 측과 협조하면서 흥행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합작 방식으로 현지시장 연결고리를 만든 것이 주효했다.
전문가들은 `이별계약`이 중국 진출의 성공방정식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외국영화 직접 수입은 한해 20편에 그쳐 직접 진출보다 합작진출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준섭 이트레이딩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외국영화의 판권매입형식으로 매년 20편 정도 수입하지만 이마저도 미국 할리우드 영화, 중국-홍콩 합작 영화, 과거 공산권국 수입영화 등에 밀려 한국영화는 4순위에 그쳐 상영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성장성도 크다. 김 연구원은 “영화 티켓 판매 규모로 본 중국 영화시장은 27억달러로 미국에 이은 세계 2위”라며 “연평균 12% 성장률을 고려하면 5년내 세계 1위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도둑들`로 중국에서 40억원을 벌어들인 쇼박스 역시 중국 최대 민영 투자배급사인 화이브러더스와 손잡고 올여름에 3D영화 `미스터 고`를 5000개 이상 스크린에서 상영할 예정이어서 흥행여부가 주목된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